현대차, 수소전기트럭 세계 최초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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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10대 첫 수출
2025년까지 1600대 공급
2025년까지 1600대 공급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양산을 시작했다. 2013년 세계 첫 수소전기차인 투싼ix 생산에 성공한 현대차가 수소전기 상용차(트럭 버스)에서도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6일 전북 전주공장에서 생산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전남 광양향을 통해 스위스로 수출했다. 일본 도요타의 상용차 자회사 히노와 미국 니콜라 등이 수소전기트럭 시험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였을 뿐 양산체제를 갖춘 회사는 현대차가 처음이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얻은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수소전기차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어 ‘궁극(窮極)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짧으면서 주행거리는 더 길다.
이날 수출된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인 현대하이드로젠모빌리티에 인도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스위스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보조 동력원으로 쓰이는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공장에서 만나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협력 강화에 나선다.
니콜라가 수소전기트럭 시장에 불을 붙였다면 선점에 나선 건 현대자동차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한 데 이어 스위스에 첫 수출까지 성공했다. 스위스에 차량공급사-충전소-수소생산회사-물류회사로 이어지는 수소 생태계까지 조성했다.
현대차는 연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40대를 추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누적 1600대를 판매하는 계약도 맺었다. 현대차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다른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북미지역 진출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생태계도 구축했다. 차량 판매는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기업인 H2에너지의 합작법인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가 맡는다. 이 회사는 현지 물류회사에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 대신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맺었다. 사용료에는 수소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등이 포함된다. 물류사들이 초기 비용 및 충전 비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대차의 합작 파트너인 H2에너지는 수력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잉여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스위스 물류기업과 글로벌 에너지 회사들이 연합해 수소충전소를 세우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연합체는 2025년까지 스위스 전역에 80여 곳의 수소충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생태계를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전기트럭이 기존 디젤트럭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용량이 커져야 하고, 그만큼 화물을 실을 공간이 줄게 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전기차의 10~30%에 불과하고 차량도 가볍게 만들 수 있어 경제성이 충분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100㎞ 이상 거리를 운행하면 수소전기트럭의 운송 비용이 전기트럭보다 싸다고 분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맥킨지는 글로벌 수소전기트럭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0년이 되면 세계 시장에 약 300만~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스카니아 등은 수소전기트럭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 생태계를 자동차 외 다른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선박이나 철도, 트램 등도 수소를 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전무는 “선박이나 철도 등도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해당 산업의 업체들과 수소연료시스템 적용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개인용 비행체(PAV)도 수소를 주 연료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늘을 날아야 하는 만큼 무게를 줄이는 게 중요한데, 수소연료시스템이 순수 배터리시스템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김보형/구은서/도병욱 기자 kph21c@hankyung.com
현대차는 6일 전북 전주공장에서 생산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전남 광양향을 통해 스위스로 수출했다. 일본 도요타의 상용차 자회사 히노와 미국 니콜라 등이 수소전기트럭 시험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였을 뿐 양산체제를 갖춘 회사는 현대차가 처음이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얻은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수소전기차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어 ‘궁극(窮極)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짧으면서 주행거리는 더 길다.
이날 수출된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인 현대하이드로젠모빌리티에 인도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스위스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보조 동력원으로 쓰이는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공장에서 만나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협력 강화에 나선다.
"니콜라 보고 있나?"…현대車 '수소트럭 생태계' 치고 나갔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단연 주목받는 회사는 미국의 수소차업체 니콜라다. 이 회사는 지난달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직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시가총액에서 116년 역사의 포드자동차를 앞지르기도 했다. 생산 공장은 물론 차량 모델조차 없는 니콜라가 투자자를 사로잡은 건 미래 수소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평가 덕분이었다.니콜라가 수소전기트럭 시장에 불을 붙였다면 선점에 나선 건 현대자동차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한 데 이어 스위스에 첫 수출까지 성공했다. 스위스에 차량공급사-충전소-수소생산회사-물류회사로 이어지는 수소 생태계까지 조성했다.
수소전기트럭 세계 최초 양산
6일 현대차가 스위스에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생산된다. 글로벌 자동차회사 중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한 건 현대차가 처음이다. 다른 회사들은 개발용 또는 전시용 콘셉트카를 선보였을 뿐 일반 고객을 위해 완성차를 생산한 적은 없다.현대차는 연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40대를 추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누적 1600대를 판매하는 계약도 맺었다. 현대차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다른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북미지역 진출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생태계도 구축했다. 차량 판매는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기업인 H2에너지의 합작법인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가 맡는다. 이 회사는 현지 물류회사에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 대신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맺었다. 사용료에는 수소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등이 포함된다. 물류사들이 초기 비용 및 충전 비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대차의 합작 파트너인 H2에너지는 수력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잉여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스위스 물류기업과 글로벌 에너지 회사들이 연합해 수소충전소를 세우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연합체는 2025년까지 스위스 전역에 80여 곳의 수소충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생태계를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선박·철도·비행체도 수소 쓴다
업계에선 미래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양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심용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상용차 시장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이다.전기트럭이 기존 디젤트럭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용량이 커져야 하고, 그만큼 화물을 실을 공간이 줄게 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전기차의 10~30%에 불과하고 차량도 가볍게 만들 수 있어 경제성이 충분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100㎞ 이상 거리를 운행하면 수소전기트럭의 운송 비용이 전기트럭보다 싸다고 분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맥킨지는 글로벌 수소전기트럭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0년이 되면 세계 시장에 약 300만~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스카니아 등은 수소전기트럭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 생태계를 자동차 외 다른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선박이나 철도, 트램 등도 수소를 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전무는 “선박이나 철도 등도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해당 산업의 업체들과 수소연료시스템 적용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개인용 비행체(PAV)도 수소를 주 연료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늘을 날아야 하는 만큼 무게를 줄이는 게 중요한데, 수소연료시스템이 순수 배터리시스템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김보형/구은서/도병욱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