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 선수 추가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 선수 추가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 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경주시청팀 김모 감독의 가혹행위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김 감독이 최숙현 선수의 어머니에게 직접 최 선수의 체벌을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는 "2017년 4월쯤 김 감독이 우리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딸의 뺨을 때렸고, 아내에게 딸의 뺨을 직접 때리라고 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 선수의 동료 선수인 A씨도 "최 선수와 부모가 김 감독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봤고 뺨을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에 따르면 20017년 4월쯤 최 선수는 숙소를 이틀 동안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이 숙소는 경주시청팀 소속 여자 선수들이 사용하던 곳이다. 최 선수는 만 19세로 경북 체고를 졸업한 후 실업팀에 갓 입단한 상태였다.

최씨는 "당시 김 감독이 딸이 생활하던 경북 경산의 숙소로 우리 부부를 불렀다"며 "김 감독은 아내에게 '최 선수가 잘못했으니 내가 아닌 어머니가 직접 혼내야 한다.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딸의 뺨을 때리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아버지 최씨는 "결국 숙현이 엄마는 감독이 보는 앞에서 최대한 손동작을 크게 하는 척하며 딸의 뺨을 때릴 수밖에 없었다"며 "딸을 때려야만 했던 엄마도 울고 숙현이도 울었다"고 했다.

그는 또 "김 감독은 부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딸에게 비속어를 사용하며 '네가 어떻게 감히 숙소를 나가냐'며 딸의 뺨을 때렸다"고 기억했다.

최 선수의 동료인 A씨도 "평소처럼 숙소에 들어갔는데 거실에 최 선수와 부모님이 감독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며 "너무 놀라 방으로 빨리 들어갔고 방에서 뺨을 강하게 때리는 소리와 감독이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감독은 '네가 뭔데 부모님 무릎을 꿇게 만드냐' 등의 말을 했다"고 회상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2017년과 2019년 몸담았던 경주시청 소속 김 감독과 팀닥터(운동처방사), 선배 선수 장·김모 선수를 폭행·모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였다.

김 감독은 최숙현 선수에 대한 폭언·폭행을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과 장·김 모 선수는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 출석해서도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죄할 건 없다"고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