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사진=연합뉴스
故 최숙현 선수.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와 관련해 “자살을 개인 문제로 치부한 정부도 가해자”라고 비판했다.

안실련은 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 선수가 폭행 등 피해 사실을 대한체육회에 신고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실련에 따르면 최 선수는 지난 2월 경주시체육회에 감독, 팀닥터, 선배들의 가혹행위 등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경찰 고소도 진행했다. 두 달 뒤인 4월 8일엔 관련 내용을 신고까지 했지만 대한체육회와 소속 클린 스포츠센터는 신속하게 조사하지 않았다.

안실련 측은 “대한체육회와 클린 스포츠센터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부실한 대응과 직무유기로 최 선수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간 경찰관을 파면하고 지휘라인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실련은 매년 1만3000명, 하루 37명꼴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자살 실태를 서둘러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살자 수를 임기 내 50% 줄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살 예방을 위한 예산 마련도 촉구했다. 안실련 측은 “한국 자살 예방 예산은 250억원으로 일본 예산(7500억원)에 비하면 30분의 1 수준”이라며 “중산층과 사회 저소득층이 구매하는 재원인 복권기금 중 일정 비율을 생명존중 자살예방 기금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