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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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이후 실적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예상치는 뛰어넘었다. '최악의 성적표'는 피했다는 분석이다.

매출액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

LG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523억원) 대비 24.4% 감소했고 직전 분기(1조904억원) 대비로는 54.8% 크게 줄었다. 다만 당초 증권사들이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4011억원)은 20%가량 뛰어넘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56292억원)보다는 17.9% 줄었고, 직전 분기(14조7278억원) 대비로는 12.9% 감소했다. 다만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자동차부품솔루션 여전히 적자지만…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이어진 가운데, 가전 사업이 2분기 전반적인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봤다.

증권업계는 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직전 분기(7535억원)보다는 줄었겠지만 업황 부진 속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 유럽 등 생산 시설이 일시 폐쇄되고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LG전자에 '악재'가 됐다. 다만 2분기 중반 이후 내수 시장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스타일러, 건조기 등 위생을 강조한 '프리미엄 신가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

지난달부터 각국에서 경기부양책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미국 독립기념일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등 백색가전 해외 매출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전이 매출액, 영업이익률, 성장률 모두 올라 지난 1분기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1위로 올랐다"고 말했다.

TV 사업을 주로 하는 HE(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도쿄올림픽과 유로2020 취소 등의 여파로 시장 수요가 위축됐으나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 분기(3258억원)에 이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TV는 스포츠 이벤트 부재, 생산 차질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추정치에 부합할 전망"이라고 했다.

지난해 부터 본격 성장궤도에 오른 B2B(BS 사업본부)는 전 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마트폰(MC 사업본부)과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예년처럼 적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스마트폰은 지난 1분기 238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1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 악화로 신제품 벨벳의 판매량 성과가 크지 않지만 제품력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며, 매출액 규모가 현저히 줄어든 것 대비 손실 확대는 최소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VS사업본부를 두고서는 "자동차 시장 타격으로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고하저' LG전자…3분기는?

LG전자는 매년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실적이 강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여왔다. 세트 사업에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코로나19 확산세도 변수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소비를 3분기부터 집중시킨다면 실적 개선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수요 눌림 영향으로 세트 판매량은 3분기에 풍선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3분기부터는 전방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증가와 함께 가파른 적자 축소가 예상되며 VS사업본부가 이익개선 흐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드는 하반기에는 대형가전과 TV를 중심으로 한 소비 이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프리미엄 소비 회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