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신임 국무조정실장 및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개를 숙이고 환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3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신임 국무조정실장 및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개를 숙이고 환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과거 자신의 출판기념회 당시 '카드 단말기'로 자신의 저서를 판매해 상임위원장직에서 사퇴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이번엔 '부동산 논란'에 휩싸였다. 여권 내부 비판까지 쏟아지며 두손 두발 다 든 가운데 향후 거취에도 눈길이 쏠린다.

노영민 실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송구스럽다"면서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노영민 실장은 "저는 지난 목요일 보유하고 있던 2채의 아파트 중 청주시 소재 아파트를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 일요일 매매됐다"라면서 "청와대 근무 비서관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에게 1가구 1주택을 권고한 데 따른 스스로의 실천이었고 서울 소재 아파트에는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는 점, 청주 소재 아파트는 주중대사,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년간 비어 있던 점 등이 고려됐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6·17부동산 대책의 실효성 논란이 일은 이후 지난 2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작 본인은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가 아닌 충북 청주 아파트 처분에 나서면서 '똘똘한 한 채'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였다.

노영민 실장은 과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5년엔 '카드 단말기' 논란을 일으키며 직을 사퇴한 바 있다.

노영민 실장은 당시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비치해 두고, 공기업 관계자들이 자신의 저서인 시집 구매를 해당 단말기를 통해 결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질 논란이 일자 노영민 실장은 당시 상임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번 저의 출판 기념회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누구보다 철저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사려 깊게 행동하지 못한 점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스1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스1
다만 이번 사안에 있어 노영민 실장의 사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노영빈 실장을 비판하면서도 직에서 사퇴할 일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이낙연 의원은 노영민 실장의 선언에 앞서 진행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론에 대해 "저는 강남 아파트 처분까지를 생각하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