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화클래식 18번홀 전경 / KLPGA 제공
지난해 한화클래식 18번홀 전경 /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중 최고 상금이 걸린 한화클래식 2020(총상금 14억원)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 당초 이 대회는 다음달 27일부터 나흘간 강원 춘천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9일 골프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클래식2020은 올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회를 주최하는 한화그룹은 지난 7일 공문을 보내 대회 개최를 내년으로 연기하겠다는 내용을 KLPGA에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KLPGA협회와 투어가 한화 측의 입장을 수용하는 절차가 마무리되면 올해 대회는 무산되는 모양새다.

KLPGA투어는 올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취소·연기된 대회는 이번 대회를 포함하면 총 10개 대회로 늘어난다. 앞서 대만여자오픈, 롯데렌터카여자오픈,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아시아나항공오픈, 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이 취소·연기됐다.

문제는 스폰서들의 KLPGA투어 대회 취소 발표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KLPGA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BMW레이디스챔피언십(10월 22일·총상금 200만달러)도 외국 선수들의 격리 기간 문제 등으로 현재 개최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의 상금을 포함한 각종 기록들은 KLPGA투어에 공식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암 대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회를 여는 이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 상금으로 살아가는 선수와 캐디들의 생계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31개 대회 총상금 269억원을 걸고 열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KLPGA투어 2020시즌 규모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날까지 취소·연기가 결정된 대회들로 인해 증발한 총상금은 78억5000만원이다. 투어 상금 규모가 2015년(185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