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0개 별로 구성된 합병 왜소은하 잔해…가이아 관측자료 풀면 더 늘어날 듯
태양 주변서 우리 은하서 태어나지 않은 '의붓별' 무리 찾아내
태양 주변에서 우리 은하에서 태어나지 않은 '의붓별'들이 무리를 지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새로 관측돼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학 고등전산센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이론물리학자 리나 네시브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은하 합병의 결과로 우리 은하에 흡수된 약 250개의 별 무리를 새로 찾아냈다고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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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밤의 여신 이름을 따 '닉스'(Nyx)라는 명칭이 붙여진 이 별 무리는 우리 은하의 원반과 함께 돌면서 은하 중심부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하 내 이런 별 무리의 움직임은 '별 흐름'(stellar stream)이라고도 하는데, 구상(球狀)성단이나 왜소은하가 조석력으로 파괴돼 궤도를 따라 길게 띠를 이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닉스는 왜소 은하가 우리 은하 원반에 합병된 첫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우리 은하와 거의 똑같은 조건을 갖게 만든 정교한 은하 시뮬레이션 모델 '파이어'(FIRE·Feedback In Realistic Environments)와 우리 은하 내 10억개 별의 3차원(3D) 지도를 만드는 중인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 자료를 활용했다.

우선 파이어 모델의 가상 은하에서 개별 별의 움직임을 추적해 은하 내에서 만들어진 별과 다른 은하를 합병하면서 흡수한 별을 가려내는 방법을 개발해 인공지능 컴퓨터에 심층 기계학습 시킨 뒤 가이아가 수집한 700만개의 별 관측자료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심층 기계학습 모델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약 60억~100억년 전 우리 은하에 합병된 왜소은하의 잔해로 소시지 모양의 독특한 궤도를 가진 '가이아 소시지'를 찾아낼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그 결과, 가이아 소시지뿐만 아니라 지난 1999년에 발견된 또다른 왜소은하 합병의 결과인 '헬미 흐름'(Helmi stream)도 찾아냈다.

연구팀은 닉스를 새로 찾아냄에 따라 지상 망원경을 이용해 추가 관측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별 흐름의 화학적 구성 성분과 기타 세부내용을 분석하면 왜소은하가 우리 은하에 언제 합병이 됐는지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어디서 왔는지도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내년에 가이아 위성이 약 1억개의 별 관측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면 닉스처럼 다른 은하에서 온 별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 주변서 우리 은하서 태어나지 않은 '의붓별' 무리 찾아내
네시브 박사는 "(가이아 위성이 관측한) 700만개의 별을 모두 들여다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분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닉스의 특별한 구조는 기계학습의 도움 없이는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다"고 했다.

그는 "가이아 임무가 시작됐을 때 천문학자들은 가장 방대한 자료를 얻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런 자료에 적응하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우리가 변하지 않거나 이용방법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자료 속에 있는 것들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