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그린리소스 대표가 보호 코팅 처리한 전자 부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이종수 그린리소스 대표가 보호 코팅 처리한 전자 부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반도체 식각장비 등에 쓰이는 코팅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를 늘리고 있습니다. 향후 종합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8일 인천 가좌동 본사에서 만난 이종수 그린리소스 대표는 “최근 미국·대만 업체들과 공급업체(벤더) 등록을 위한 양산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린리소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의 코팅 소재를 국산화한 국내 첫 기업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반도체 및 장비업체를 고객사로 끌어들이며 지난해 ‘300만불 수출의 탑’도 받았다.

항공 코팅시장 진출 계획

그린리소스는 2013년 희토류를 활용해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에 쓰이는 스프레이 코팅 분말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로 코팅한 부품은 절연성, 내전압성 등이 개선된다. 일본 신에츠화학이 독점적으로 생산하던 것을 국산화했다. 일본 제품의 반값에 공급하며 시장을 공략 했다.

이 소재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공정의 식각장비에 보호 코팅을 해주는 서비스에도 나섰다. 보호 코팅은 반도체의 건식 식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소 및 염소가스가 장비를 부식시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특히 10㎚(나노미터) 이하의 초소형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초고밀도 특수코팅’ 기술은 그린리소스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가 소형화하면서 초소형 반도체 공정에 적용되는 보호 코팅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특수 코팅이어서 향후 ‘캐시카우’ 분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축적된 코팅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항공기 제트엔진 코팅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내년께 IPO에 다시 도전하겠다”

중국에서 대학(학부)을 마친 이 대표는 현지 친구로부터 “중국 정부가 희토류 원료의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말을 듣고 2011년 그린리소스를 창업했다. 중국에서 희토류를 수입해 유통하는 사업을 했다. 창업 첫해에는 희토류 가격이 급등해 매출이 5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중국의 수출 규제가 서서히 완화되고 대체재가 나오면서 재고가치가 급락했다. 그는 “단순 유통으로는 사업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입한 희토류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나선 이유다. 신소재공학 분야 석·박사학위를 받은 친동생(이종범 그린리소스 연구소장)과 역할을 나눠 개발에 주력했다.

잇따라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며 보수적인 반도체업계에서 시장을 넓혀나갔다. 시련을 맞기도 했다. 2018년 한 고객사와 보호 코팅 관련 물량을 약속받고 대규모 시설 증설에 나섰다가 갑작스레 계약이 취소돼 이듬해 실적이 급감했다.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도 보류됐다. 이 대표는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한편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신시장진출지원 대출도 받았다.

그린리소스는 내년 수출 1000만달러,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이 대표는 “예상대로 실적이 오르면 미뤄둔 IPO를 내년께 다시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