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고객 모으려 보조금 뿌렸다"…이통 3社에 512억 '과징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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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단통법 위반"
업계 "5G 투자하라면서" 비상
업계 "5G 투자하라면서" 비상
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 과징금 512억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4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첫 불법 보조금 제재로, 2014년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과징금은 2018년 1월 부과된 506억원이었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용자 간 지원금을 차별하는 등 단통법을 위반한 통신 3사에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SK텔레콤이 223억원으로 가장 많고 KT와 LG유플러스에 각각 154억원, 135억원 부과됐다.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한 125개 유통점에도 과태료 2억7240만원을 물렸다. 방통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지난해 4~8월 유통점 119곳에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24만6000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 현금 지급을 비롯해 해지위약금 대납, 할부금 대납 등의 방식이 동원됐다.
애초 업계에서는 7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점 등이 고려돼 512억원으로 감경됐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통신 3사가 중소 유통점·상공인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유통점 운영자금과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투자 등을 위해 7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신업계는 “방통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과징금 규모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한 5G 활성화에 기여한 점이 적지 않은데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5세대(5G) 이동통신 불법보조금을 제공한 통신 3사에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통신업계에서는 복잡한 의미를 담은 한숨이 이어졌다. 최대 1000억원대까지 예상됐던 과징금이 줄어들긴 했지만 500억원도 적지 않은 출혈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장비투자, 상생펀드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통신사들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그나마도 역대 가장 높은 감경률을 적용받은 결과다. 당초 방통위가 산정한 과징금 기준금액은 775억원이었다. 여기에 지난 3년간 4회에 걸쳐 동일한 위반(차별 지원금 지급)을 했기 때문에 20%의 가중치까지 적용받아 과징금은 930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감경률 45%를 적용받아 512억원이란 금액이 매겨졌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통신사들이 상생 협력을 위해 중소 유통점에 7100억원을 지원키로 한 점을 고려해 과거보다 높은 감경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 내부에서 이번 과징금 부과 자체가 억울하다는 토로가 나온다. 통신사들은 기존 보조금은 업체 간 가입자 빼오기 목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불법성이 있었고 과징금을 받을 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불법으로 지목된 보조금은 대리점의 생존 목적이 컸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해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5G 서비스가 막 출시된 당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조금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단통법 기준에 따라 불법보조금으로 규정되긴 했지만 세계 최초로 시작된 5G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수용하도록 돕는 수단이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5G 투자 등에 나서야 하는 데에도 부담감을 드러냈다. 하반기 통신 시장의 여건도 밝지 않다. 우선 국가 간 이동이 막히면서 대표 ‘캐시카우’였던 해외 로밍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로밍 매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큰 폭으로 경감되긴 했지만 512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면서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정부가 발표할 5G 품질 조사 결과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8월에 이어 12월에도 한 차례 더 품질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설비 투자와 커버리지를 늘리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시작으로 갤럭시노트 20, 갤럭시폴드2를 연달아 내놓는다. 애플도 하반기에 아이폰12 시리즈로 5G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5G 시장으로 유입되는 만큼 통신사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조수영/이승우 기자 delinews@hankyung.com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용자 간 지원금을 차별하는 등 단통법을 위반한 통신 3사에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SK텔레콤이 223억원으로 가장 많고 KT와 LG유플러스에 각각 154억원, 135억원 부과됐다.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한 125개 유통점에도 과태료 2억7240만원을 물렸다. 방통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지난해 4~8월 유통점 119곳에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24만6000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 현금 지급을 비롯해 해지위약금 대납, 할부금 대납 등의 방식이 동원됐다.
애초 업계에서는 7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점 등이 고려돼 512억원으로 감경됐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통신 3사가 중소 유통점·상공인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유통점 운영자금과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투자 등을 위해 7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신업계는 “방통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과징금 규모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한 5G 활성화에 기여한 점이 적지 않은데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5G 투자비도 부족한데"…과징금 폭탄에 한숨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5세대(5G) 이동통신 불법보조금을 제공한 통신 3사에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통신업계에서는 복잡한 의미를 담은 한숨이 이어졌다. 최대 1000억원대까지 예상됐던 과징금이 줄어들긴 했지만 500억원도 적지 않은 출혈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장비투자, 상생펀드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통신사들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5G 투자, 상생 나서라” 45% 감경
방통위가 통신 3사에 부과한 512억원의 과징금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2018년 1월 부과한 506억원을 웃돈다. 단통법은 시장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도 법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법을 근거로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 적합하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그나마도 역대 가장 높은 감경률을 적용받은 결과다. 당초 방통위가 산정한 과징금 기준금액은 775억원이었다. 여기에 지난 3년간 4회에 걸쳐 동일한 위반(차별 지원금 지급)을 했기 때문에 20%의 가중치까지 적용받아 과징금은 930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감경률 45%를 적용받아 512억원이란 금액이 매겨졌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통신사들이 상생 협력을 위해 중소 유통점에 7100억원을 지원키로 한 점을 고려해 과거보다 높은 감경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어깨 무거워진 통신 3사
통신사 관계자들은 일단 과징금이 예상보다 줄어든 것에 안도했다. 통신 3사는 “방통위 심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그럼에도 업계 내부에서 이번 과징금 부과 자체가 억울하다는 토로가 나온다. 통신사들은 기존 보조금은 업체 간 가입자 빼오기 목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불법성이 있었고 과징금을 받을 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불법으로 지목된 보조금은 대리점의 생존 목적이 컸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해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5G 서비스가 막 출시된 당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조금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단통법 기준에 따라 불법보조금으로 규정되긴 했지만 세계 최초로 시작된 5G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수용하도록 돕는 수단이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5G 투자 등에 나서야 하는 데에도 부담감을 드러냈다. 하반기 통신 시장의 여건도 밝지 않다. 우선 국가 간 이동이 막히면서 대표 ‘캐시카우’였던 해외 로밍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로밍 매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큰 폭으로 경감되긴 했지만 512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면서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정부가 발표할 5G 품질 조사 결과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8월에 이어 12월에도 한 차례 더 품질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설비 투자와 커버리지를 늘리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시작으로 갤럭시노트 20, 갤럭시폴드2를 연달아 내놓는다. 애플도 하반기에 아이폰12 시리즈로 5G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5G 시장으로 유입되는 만큼 통신사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조수영/이승우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