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6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6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상상인그룹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과 박모 변호사를 8일 구속기소했다.

다만 유준원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회사에 대출을 해주고 특혜를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

불법대출을 받은 업체 대표들과 시세조종에 가담한 18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김형근 부장검사)는 유 회장과 박 변호사 등 2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사기적 부정거래로 규정하고 전환사채(CB) 발행 형식으로 불법대출을 내도록 유준원 회장이 주도했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유준원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들에게 사실상 고리 담보대출업을 하면서 공시상으로는 상장사들이 CB 발행에 성공해 투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허위공시해 일반 투자자들을 기망하는 대출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특히 유준원 회장은 자신이 주식을 보유하던 상장사에 CB 발행 형태의 대출을 내주며 제3의 투자조합이 CB를 인수한 것처럼 허위로 호재성 외관을 만들었고, 그 기회에 개인보유 주식을 처분해 5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후 주가 급락으로 소액투자자들은 피해를 입었다.

검찰은 또 유준원 회장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유준원 회장은 인수합병(M&A) 전문 브로커 A씨를 통해 상장사 M&A 관련 정보를 시장에 알려지기 전에 미리 취득하고 이를 이용한 단타 주식매매로 1억 12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외에도 검찰은 유준원 회장이 그룹 내 상상인증권 설립을 위해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상상인그룹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반복적으로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고 봤다.

기소된 20명 중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도 포함됐다. 조범동씨는 이미 1심 재판에서 횡령 등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 관련 핵심인물인 조범동씨는 이날 CB를 발행해 불법대출을 받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한편 조국 전 일가와 상상인그룹이 연루되어 있다는 루머는 끊이질 않았다. 법무부가 올해 1월 증권범죄합수단 폐지를 발표하자 상상인 주가가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