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삭감안 철회해야" vs 경영계 "최저임금 안정 필요"
내년 최저임금 막바지 심의 시작…경영계 '삭감안' 놓고 신경전
막바지에 접어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경영계가 제출한 최저임금 삭감안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6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대해 이번 회의에 내년도 최저임금 1차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다.

앞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지난 1일 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1만원(16.4% 인상)과 8천410원(2.1% 삭감)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회의 초반부터 경영계에 삭감안 철회를 요구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 삭감안은 최저임금 제도와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저임금 노동자 삶의 보호가 아닌 사용자와 고용주를 위한 것으로 전락하면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경고했다.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명줄이자 부족한 사회 안전망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이것을 삭감하거나 동결하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를 외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경영계는 노동계의 삭감안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에서 여러 조치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마스크"라며 "경제 위기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소상공인과 일자리를 갖고 있고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마스크 역할을 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전원회의에 앞서 미래통합당 추경호, 정희용, 최승재 의원이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박준식 위원장과 면담했다.

이들은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인상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근로자위원인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은 전원회의 개회에 앞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이 담긴 문서를 박 위원장에게 제출했다.
내년 최저임금 막바지 심의 시작…경영계 '삭감안' 놓고 신경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