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 잔의 위로…편의점 커피 '디자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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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기자의 슬기로운 커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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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해 살아내지 않기로 했다/꽃이 지는 것을 보고 알았다//기절하지 않으려고 눈동자를 깜빡였다/한 번으로 부족해 두 번 깜빡였다//너는 긴 인생을 틀린 맞춤법으로 살았고/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었다//이 삶이 시계라면/나는 바늘을 부러뜨릴 테다.’
시의 긴 글귀를 다 담기엔 대용량 페트병 음료가 적당했다. 세븐일레븐은 ‘아카페라’를 앞세워 페트병 커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빙그레에 협업을 제안했다. 이렇게 출판사, 편의점, 식품 제조사 등 3자가 머리를 맞대 ‘감성음료’ 시리즈가 탄생했다. 세븐일레븐은 함께 출시한 ‘감성음료 밀크티’에는 황정은 작가의 대산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작 《계속해보겠습니다》의 글귀를 실었다. 감성음료 시리즈 제품은 월평균 5000만원어치씩 꾸준히 팔리는 베스트셀러 제품이 됐다.
벤치마킹 사례가 이어졌다. 편의점 CU는 국내 신진 작가들과 손잡았다. 미술 전시회가 대폭 축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작가를 돕기 위해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88후드와 손잡고 22명 작가의 작품을 파우치 커피와 음료 ‘델라페 아이스드링크’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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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