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명품 대란下] 값 올려도 '오픈런'…네이버·카카오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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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명품' 불패신화 下
▽ 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오픈런'
▽ 되팔기 중고거래·해외직구도 꾸준
▽ 네이버·카카오도 명품 고객 모시기
▽ 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오픈런'
▽ 되팔기 중고거래·해외직구도 꾸준
▽ 네이버·카카오도 명품 고객 모시기
루이비통 샤넬 크리스챤디올 구찌 프라다 티파니 불가리 롤렉스…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다. 1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다수 브랜드가 올해도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가격 인상에 중고거래와 해외직구도 한층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명품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불가리와 크리스챤 디올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불가리가 첫 날부터 '비제로원' 라인을 포함한 제품 가격을 10% 올렸고, 크리스챤 디올의 경우 지난 2일부터 레이디디올백 등 주요 상품 가격을 10~12% 인상했다.
앞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5월 제품 가격 인상 소식에 이른바 '오픈런'을 부른 샤넬이다. 롯데 소공동 본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 압구정점 등에서는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샤넬 매장으로 내달리는 광경이 빚어졌다. 제품 가격을 7~17% 인상, 인기상품의 경우 최대 130만원 오른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탄 결과다.
이와 함께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티파니 등 브랜드가 올해 상반기 가격을 인상했다.
게다가 최근 가격을 인상한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가 속한 기업이 세계 최대 명품업체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임을 고려하면 다른 소속 브랜드의 추가 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불황 속에서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건재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억눌린 소비 욕구가 분출되는 '보복소비'와 부의 과시를 위해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샤넬 관련 화장품, 가방, 액세서리 등 제품 거래글은 최근 나흘 들어서만 5000건이 넘는다. 다수의 중복글이 있음을 고려해도 활발한 동향을 보여준다. 이는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중고 제품 가격도 '평가절상'을 거치게 된 결과다. 재고 '반값 명품'을 구매한 뒤 일정 시간 이후 더 비싼 값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리셀러(reseller)도 상당수다.
명품은 예전부터 가격을 1년에 많게는 몇 차례씩 꾸준히 올리는 행태를 이어갔다. 영국 경제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04∼2016년 명품핸드백 가격은 연평균 8%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13% 급등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품을 오랜시간을 사용한 후에도 일정 수준의 가치를 인정 받는 '빈티지'로 취급받았다.
중고거래뿐 아니라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통한 명품 구매 수요도 꾸준한 분위기다. 해외 아울렛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다수인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서 올 상반기 해외 명품 직구 판매 신장률(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9%, 30%에 달했다. 두 곳 모두 의류, 지갑·벨트, 슈즈 등의 판매 신장률이 높았다. 특히 한자릿수에 그친 여성가방 판매 신장률보다 두자릿수를 기록한 남성가방의 신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이 온라인 진출에 나선 명품을 모시러 IT업계의 큰손, 카카오와 네이버도 나섰다. 양사는 자사의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명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상태다.
카카오는 상대방의 주소를 몰라도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에 최근 샤넬(뷰티) 전문관을 열어 이목을 끌었다. 샤넬(뷰티)이 국내 온라인몰에 정식 입점한 것은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22가지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
선물하기 서비스에서는 공식몰이 들어간 토리버치 외에도 병행수입을 통해 구찌, 펜디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선물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프리미엄 선물 제품군에 대한 이용자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 명품 테마를 신설했고, 지속적으로 프리미엄·명품 브랜드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최근 모신 것은 구찌다. 구찌코리아는 최근 네이버에 브랜드스토어를 열고 가방, 주얼리, 화장품 등 1700여 개 제품 판매에 나섰다. 4만8000원짜리 립스틱부터 440만원짜리 가방까지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명품 모시기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처인 백화점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의 e커머스 강화는 전통 오픈마켓 기업에게 가장 부정적이나 사치재 판매 채널인 백화점에게도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다. 1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다수 브랜드가 올해도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가격 인상에 중고거래와 해외직구도 한층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콧대 더 높이는 명품들…루이비통 이어 디올도 가격 인상
이른바 ‘샤테크(샤넬+재테크)’에 나선 소비자라면 쏠쏠한 재미를 본 한 해가 될 터다. 상반기 샤넬 등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명품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불가리와 크리스챤 디올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불가리가 첫 날부터 '비제로원' 라인을 포함한 제품 가격을 10% 올렸고, 크리스챤 디올의 경우 지난 2일부터 레이디디올백 등 주요 상품 가격을 10~12% 인상했다.
앞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5월 제품 가격 인상 소식에 이른바 '오픈런'을 부른 샤넬이다. 롯데 소공동 본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 압구정점 등에서는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샤넬 매장으로 내달리는 광경이 빚어졌다. 제품 가격을 7~17% 인상, 인기상품의 경우 최대 130만원 오른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탄 결과다.
이와 함께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티파니 등 브랜드가 올해 상반기 가격을 인상했다.
게다가 최근 가격을 인상한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가 속한 기업이 세계 최대 명품업체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임을 고려하면 다른 소속 브랜드의 추가 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불황 속에서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건재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억눌린 소비 욕구가 분출되는 '보복소비'와 부의 과시를 위해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품 가격 인상에 중고 상품·해외직구 수요 '꾸준'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과 함께 중고 상품 거래와 해외직구 수요도 꾸준한 것으로 전해졌다.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샤넬 관련 화장품, 가방, 액세서리 등 제품 거래글은 최근 나흘 들어서만 5000건이 넘는다. 다수의 중복글이 있음을 고려해도 활발한 동향을 보여준다. 이는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중고 제품 가격도 '평가절상'을 거치게 된 결과다. 재고 '반값 명품'을 구매한 뒤 일정 시간 이후 더 비싼 값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리셀러(reseller)도 상당수다.
명품은 예전부터 가격을 1년에 많게는 몇 차례씩 꾸준히 올리는 행태를 이어갔다. 영국 경제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04∼2016년 명품핸드백 가격은 연평균 8%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13% 급등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품을 오랜시간을 사용한 후에도 일정 수준의 가치를 인정 받는 '빈티지'로 취급받았다.
중고거래뿐 아니라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통한 명품 구매 수요도 꾸준한 분위기다. 해외 아울렛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다수인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서 올 상반기 해외 명품 직구 판매 신장률(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9%, 30%에 달했다. 두 곳 모두 의류, 지갑·벨트, 슈즈 등의 판매 신장률이 높았다. 특히 한자릿수에 그친 여성가방 판매 신장률보다 두자릿수를 기록한 남성가방의 신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e커머스서 새판짜기 나선 명품…네이버·카카오도 모셔간다
명품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에도 활발히 진출하며 MZ(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세대 잡기에 나섰다. '3대 명품' 중 에르메스, 루이비통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력 제품인 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고, 샤넬도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이 같이 온라인 진출에 나선 명품을 모시러 IT업계의 큰손, 카카오와 네이버도 나섰다. 양사는 자사의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명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상태다.
카카오는 상대방의 주소를 몰라도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에 최근 샤넬(뷰티) 전문관을 열어 이목을 끌었다. 샤넬(뷰티)이 국내 온라인몰에 정식 입점한 것은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22가지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
선물하기 서비스에서는 공식몰이 들어간 토리버치 외에도 병행수입을 통해 구찌, 펜디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선물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프리미엄 선물 제품군에 대한 이용자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 명품 테마를 신설했고, 지속적으로 프리미엄·명품 브랜드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최근 모신 것은 구찌다. 구찌코리아는 최근 네이버에 브랜드스토어를 열고 가방, 주얼리, 화장품 등 1700여 개 제품 판매에 나섰다. 4만8000원짜리 립스틱부터 440만원짜리 가방까지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명품 모시기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처인 백화점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의 e커머스 강화는 전통 오픈마켓 기업에게 가장 부정적이나 사치재 판매 채널인 백화점에게도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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