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한국경제신문이 실시한 ‘2020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3년 연속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 자리를 차지했다. KAIST는 대학 본연의 경쟁력인 연구성과 부문과 학생들의 창업·취업 지원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은 KAIST가 유망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팀을 발굴해 자금과 멘토링을 지원하는 학생창업오디션 프로그램 ‘E*5 KAIST 파이널 미션’ 모습.  KAIST 제공
KAIST가 한국경제신문이 실시한 ‘2020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3년 연속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 자리를 차지했다. KAIST는 대학 본연의 경쟁력인 연구성과 부문과 학생들의 창업·취업 지원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은 KAIST가 유망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팀을 발굴해 자금과 멘토링을 지원하는 학생창업오디션 프로그램 ‘E*5 KAIST 파이널 미션’ 모습. KAIST 제공
KAIST가 3년 연속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 자리를 차지했다. 성균관대와 포스텍이 공동 2위에 올랐고 한양대와 고려대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학의 창업과 취업 지원, 교육의 질 개선 등에서 상위권 순위가 갈렸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조사전문업체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0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KAIST는 종합점수 334점을 받아 3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3위이던 성균관대와 4위이던 포스텍은 공동 2위로 각각 1계단과 2계단 상승했다.

이공계 대학평가는 국내 이공계 대학의 교육 및 연구의 질을 제고하고,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국 50개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의 질 △연구의 질 △산학협동 및 기술실용화 △창업 및 취업 지원 등 4개 부문 22개 항목의 정량평가와 평판 설문조사인 정성평가를 합쳐 종합점수로 순위를 매겼다.

KAIST, 연구성과·창업지원 1위

KAIST는 연구성과 부문과 학생들의 창업·취업 지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학 본연의 경쟁력으로 손꼽히는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수당 교외 연구비도 5억1600만원으로 가장 많다. KAIST창업원 주도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창업전담 인력 52명을 두고 있고, 학생 한 명당 창업지원 금액도 350만원으로 가장 많다.

KAIST창업원에서는 2012년부터 학생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E*5 KAIST’를 운영하고 있다. 유망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팀을 발굴해 창업분야 전문가 멘토링과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 지원한다. 우수팀 3팀을 선정해 1등은 2000만원, 2등 1000만원, 3등 5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포스텍은 창업 및 취업 지원에 공을 들여 공동 2위에 올랐다. 교육의 질 부문에서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고, 창업 및 취업 지원에선 순위가 10계단 올랐다. 학생들의 현장실습 참여 비율을 높인 것은 물론 학생당 창업지원액도 전년보다 10배가량 늘렸다.

학사 관리에 중점 둔 성균관대·중앙대

성균관대는 교육의 질 개선으로 해당 지표에서 5계단 뛰어올라 포스텍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특성화대학을 제외하면 상위권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들과 비교할 때 동문이 기부한 외부기금 규모가 큰 편이라 장학금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졸업생의 성적도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전공 등 중요한 과목에선 상대평가를 적용해 A학점은 30% 이내에서 부여한다”며 “일부 교양 및 특수 과목 등에선 절대평가도 도입해 유연하게 성적관리를 한다”고 했다. 이번 평가에서 종합순위 9위에 오른 중앙대도 교육의 질 개선이 돋보였다. 중앙대 관계자는 “작년까지 5년간 정부의 대형 재정지원 사업단으로 선정돼 60억~80억원가량을 받아 실습실을 개선했다”며 “각종 아이디어 경진대회, 학술제, 멘토링 등 다양한 학생 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여전히 SKY 선호

졸업생 평판이 높은 1~3위로는 단연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가 꼽혔다. 공공기관, 대기업 등 상당수 기업이 이공계 대학 출신 인력 가운데 SKY 졸업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평가에 해당하는 평판도 조사에서 서울대는 52.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5년부터 6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2위를 차지한 연세대는 대기업에서, 3위인 고려대는 공공기관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취업·창업 부문에서는 KAIST와 포스텍에 이어 국민대와 한국기술교육대, 아주대와 한양대가 높은 순위를 보였다. 한국기술교육대는 83%의 취업률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성균관대(79%), 한양대(78%), 서강대(74%)도 취업률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화여대·숭실대 약진

이화여대는 종합순위 21위를 기록했다. 전년(32위)보다 11계단이나 뛰었다. 이화여대는 1996년 세계 첫 여성공과대학을 설립했다. 2017년에는 공과대학을 엘텍(ELTEC)공과대학으로 개편했다. 엘텍은 공학교육을 통해 성취하려는 5대 핵심 역량인 수월성(E) 리더십(L) 과학기술(T) 기업가정신(E) 융합(C) 등을 뜻하는 영어단어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약자다. 이화여대는 정량평가 지표 중 하나인 연구의 질 부문에서 9위에 올라 10위권 안에 처음 진입했다.

숭실대는 종합순위 23위에서 18위로 5계단 뛰어오르면서 20위권 안에 처음 진입했다. 숭실대의 엄격한 학사 관리가 이 같은 순위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숭실대는 학점이 짜기로 유명하다. 이공계 졸업생 성적의 엄정성 분야에서 2017년부터 4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숭실대는 2014년 성적이 나쁜 과목의 학점을 학생이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없앤 학교다.

홍익대는 창업 및 취업 지원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약진했다. 지난해 36위에서 올해 10계단 수직 상승해 26위에 올랐다.

안상미/배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