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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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26조원어치에 육박하는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섯 달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결과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1~6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은 213억6000만달러(약 25조6700억원) 순유출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 3월 외국인의 주식시장 순유출 규모는 사상 최대인 110억4000만달러를기록하기도 했다. 순유출 규모는 지난 4월 43억2000만달러, 5월 32억7000만달러, 6월 4억4000만달러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순유입으로 전환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 채권시장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올 1~6월에 188억9000만달러(약 22조6900억원) 순유입됐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여섯달 연속 순유입이다. 지난 4월 58억2000만달러, 5월 21억달러, 6월 29억2000만달러로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금리)가 올해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외국인의 원화 채권 ‘차익거래’ 유인이 커진 결과다.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면 달러로 원화자산에 투자할 경우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스와프레이트는 이달 8일 연 -0.26%로 지난 5월 말(연 -0.05%)에 비해 0.21%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원화가치가 뛰고 한국의 부도위험 수위는 낮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8일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3.6% 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3.6%)와 함께 세계 13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치 상승폭이 높은 통화로 꼽혔다.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지난달 평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7bp(1bp=0.01%포인트)로 지난 5월 평균(32bp)와 비교해 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CDS프리미엄 평균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평균치(31)도 밑도는 수준이다. 국내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내은행 8곳의 단기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지난달 평균 2bp로 지난 3월(67bp)보다 65포인트나 하락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