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10일 발간 예정이었던 책이 눈길을 끈다.

제목이 공교롭게도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다.

황세연 중원문화 대표가 쓴 책 내용은 제목과는 다르게 박 시장의 능력과 비전, 사람됨 등을 들어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황 대표는 책에서 "박원순만이 가장 투명하고, 가장 헌신적이며, 가장 진보적 사고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부동산투기 세상이라는 수렁에서 구해낼 구원투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물론 친문 세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구상하는 후보가 있다면 박원순 죽이기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호남이 원하는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가 박원순이기에 '더민주당'은 호남의 움직임에 따라서 또다시 분열될 것"이라면서 '박원순 죽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또 "현재 국가권력과 경제권력이 손을 맞잡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제일 먼저 막기 시작하고 있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며 '박원순 죽이기 세력'을 밀어내자고 주장했다.

그는 책 서문에서는 "이 땅에 친일 부역 세력과 독재 부역 세력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일이 없어야 되겠기에 이를 막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썼다.

황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19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 사건 등에 연루돼 수차례 구속 수감됐으며 '세계 철학사 시리즈(전 5권)', '걸어다니는 철학',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등 다수의 철학·사회과학 서적을 쓰거나 번역했다.

1984년 중원문화를 인수해 지금까지 경영해오고 있다.

'운동권 후배'인 박원순 시장과는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냈으며 지금도 자신이 '박 시장 팬카페 비슷한 것'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이 책의 주된 논지인 '박원순 대통령 만들기'는 실현 불가능해졌지만 그의 참모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책은 예정보다 늦게라도 발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황망히 세상을 떠난 박 시장에 대한 인간적 예의 차원에서 책의 발간을 며칠간 미루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순 사망한 날 나올 뻔한 책 '박원순 죽이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