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뉴스1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뉴스1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서울시가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을 치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葬)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동의자가 41만명을 넘어섰다. 10일 해당 청원이 게시된 후 약 24시간 만이다. 1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동의자는 41만2819명을 기록했다.

청원인은 "박원순씨가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되었다"며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나.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대체 국민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라며 "(박원순 시장 장례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당초 서울시는 시민장이나 가족장을 검토했으나 갑자기 서울특별시장(葬)을 치르는 것으로 입장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입장을 변경한 이유를 묻는 한 기자에게 "유가족과 시청의 상의결과"라고만 짧게 밝혔다.

박원순 시장의 장례를 서울시장(葬)으로 진행하는 근거는 행정안전부 '정부의전편람'에 나오는 기관장(葬) 규정이다. 편람은 "기관장은 기관의 장(長)이 재직 중 사망한 경우나 기관 업무 발전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공무원이 사망하였을 때 거행한다"며 "해당 기관이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그 위원회 명의로 주관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기관장은 정부장이나 국회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서울시의 결정이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일부 의원들은 박원순 시장에 대한 조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일반 시민은 서울시가 설치한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오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조문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일반 시민은 서울시가 설치한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오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조문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시장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일장으로 치러지며 서울시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일반 시민의 조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반인 조문객을 위한 분향소는 1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다. 발인은 오는 13일로 장지는 유족들과 협의를 마치면 발표하기로 했다.

11일에는 전북 전주에도 박원순 시장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됐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에 따르면 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추모 전북지역 시민사회 연대회의'가 전날 밤 전주시청 옆 뉴타운장례식장 501호에 박 시장 추모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