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펴주는 보툴리눔톡신, 근육 마비시켜 치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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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쓰일 만큼 독성 강해
미용·의료목적으로 극소량 사용
미용·의료목적으로 극소량 사용
물광 보톡스, 주얼리 보톡스, 쁘띠 보톡스….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보톡스는 다국적 제약사인 엘러간이 보툴리눔톡신을 희석해 만든 약물이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균이 내뿜는 대표적인 신경독소다. 생물학적 테러에 쓰일 수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해 세계적으로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보툴리눔톡신은 각종 근육 이상이나 다한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용 목적으로도 사용되지만 미용 목적으로 더 많이 쓰인다. 일시적으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툴리눔톡신의 특성을 활용해서다.
우리 몸의 근육은 골격근, 심장근, 평활근으로 나뉜다. 뇌에서 근육까지는 여러 신경세포로 연결돼 있다. 뇌에서 신호를 보내면 신경세포를 타고 전달돼 근육이 움직인다. 이때 신호를 전달하는 작은 화학 분자를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보툴리눔톡신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아세틸콜린의 이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
아세틸콜린은 근육을 수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신경세포 안의 작은 주머니 속에 있다. 신호를 받으면 세포 말단으로 이동해 주머니 막과 세포막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아세틸콜린이 세포 밖으로 분비된다. 보툴리눔톡신은 두 막이 하나로 합쳐지는 데 필요한 스네아(SNARE)라는 단백질이 제 기능을 못하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근육이 수축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얼굴의 주름은 피부 아래 근육이 수축돼 생긴다. 그 부위에 보톡스를 맞으면 수축된 근육이 이완되면서 주름이 펴진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건 아니다. 마비된 신경세포 옆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는 데다 마비된 세포도 3~4개월가량 지나면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미용을 위해 맞는 보톡스의 평균 주기가 4개월 정도인 이유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찾는다고 해서 보톡스를 맘대로 맞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미용에 사용되는 보툴리눔톡신은 워낙 소량이라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맞으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이시형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번 내성이 생기면 치료용으로 보툴리눔톡신을 써야 할 때 제대로 효과를 못 볼 수 있다”며 “고용량의 제품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보툴리눔톡신은 각종 근육 이상이나 다한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용 목적으로도 사용되지만 미용 목적으로 더 많이 쓰인다. 일시적으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툴리눔톡신의 특성을 활용해서다.
우리 몸의 근육은 골격근, 심장근, 평활근으로 나뉜다. 뇌에서 근육까지는 여러 신경세포로 연결돼 있다. 뇌에서 신호를 보내면 신경세포를 타고 전달돼 근육이 움직인다. 이때 신호를 전달하는 작은 화학 분자를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보툴리눔톡신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아세틸콜린의 이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
아세틸콜린은 근육을 수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신경세포 안의 작은 주머니 속에 있다. 신호를 받으면 세포 말단으로 이동해 주머니 막과 세포막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아세틸콜린이 세포 밖으로 분비된다. 보툴리눔톡신은 두 막이 하나로 합쳐지는 데 필요한 스네아(SNARE)라는 단백질이 제 기능을 못하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근육이 수축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얼굴의 주름은 피부 아래 근육이 수축돼 생긴다. 그 부위에 보톡스를 맞으면 수축된 근육이 이완되면서 주름이 펴진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건 아니다. 마비된 신경세포 옆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는 데다 마비된 세포도 3~4개월가량 지나면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미용을 위해 맞는 보톡스의 평균 주기가 4개월 정도인 이유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찾는다고 해서 보톡스를 맘대로 맞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미용에 사용되는 보툴리눔톡신은 워낙 소량이라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맞으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이시형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번 내성이 생기면 치료용으로 보툴리눔톡신을 써야 할 때 제대로 효과를 못 볼 수 있다”며 “고용량의 제품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