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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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성추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업적은 업적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여권 내 목소리에 대해 "박정희·전두환 옹호하던 이들이 펴던 논리"라고 꼬집었다.

진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 문제를 대하는 데 공과론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렇게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한 인간에 대한 절대적으로 공정한 평가는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 인간의 평가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쪽에는 무조건 그를 깎아내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엔 그를 한껏 추켜 올려서 문제를 덮어버리려 하는 이들이 있다"며 "평가는 각자 알아서들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해 온 여권에 대한 비판은 이어갔다. 진 전 교수는 "이 사안에 적용해야 할 것은 늘 이쪽에서 주장해 왔던 그 원칙, 즉 피해자 중심주의"라며 "그의 공이 얼마니, 과는 얼마니 하는 얘기가 피해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물었다. 이어 "그의 공이 100% 중 몇 퍼센트인지 따지는 게 이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피해자에게 '그 분은 공이 크니 네가 참고 넘어가렴'이라고 할 거냐"고 따졌다.

진 전 교수는 "도대체 자기들의 주관적 채점표가 피해자에게 왜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나 역시 그분이 우리 사회에 업적이 매우 크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소리는 피해자 앞에서 할 소리는 못 된다"라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