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후 첫 주말 맞은 피서객들 그저 바다만 바라볼 뿐
거센 파도에 신난 서퍼들…기상청 "너울성 파도 주의해야"
'파도가 야속해'…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곳곳 입수 통제
"시원한 파도 소리는 가까이 들리는데 발을 담글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
12일 오후 강원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김연미(22·서울시)씨는 해변을 따라 길게 설치된 입수 통제선 너머로 파도치는 바다를 보며 아쉬워했다.

이날 고성·속초·양양·삼척 등 동해안 4개 시·군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다소 흐리고 선선한 날씨 속에서도 바다에 뛰어들거나 파도에 발을 담글 기대를 하고 해변에 도착했다.

하지만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해수욕장은 거센 파도가 몰아쳐 대부분 입수가 통제됐다.

속초해수욕장은 해변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선이 길게 쳐졌고, 양양 인구해변에도 '수영금지'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파도가 야속해'…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곳곳 입수 통제
피서객이 바다 가까이 발걸음을 옮기면 안전요원이 즉각 통제하거나 확성기로 출입 금지 안내 방송이 퍼졌다.

피서객들은 간격을 두고 설치된 파라솔에 앉아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여름을 즐겼다.

어린이들은 부모 손을 끌면서 바다에 들어가자고 떼를 썼지만 소용없었다.

일부 피서객은 통제선 바로 앞까지 몰려 거친 파도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들의 아쉬움을 위로하듯 속초해변 위로 해무리(햇빛이 대기 중 수증기에 굴절돼 태양 주변으로 둥근 원 모양의 무지개가 생기는 현상)가 나타나 피서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도가 야속해'…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곳곳 입수 통제
거센 파도가 오히려 반가운 이들도 있었다.

기사문, 인구, 죽도 등 서핑 메카로 떠오른 양양군 해변을 찾은 서퍼들은 온몸으로 파도를 맞으며 서핑을 즐겼다.

높은 파도에 균형을 잃고 바다에 빠지기 일쑤였지만 다시 서프보드 위로 올라 파도로 향했다.

여름이면 기사문 해변을 찾는다는 서퍼 최구일(22·서울시)씨는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파도가 약하면 서핑하는 재미가 없다"며 "오늘처럼 날씨는 흐려도 파도가 세면 보드에 오를 맛이 난다"고 말했다.

'파도가 야속해'…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곳곳 입수 통제
일부 관광객들은 거친 파도에도 방파제에 올라가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동해 중부 전 해상에는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동해안에 너울에 의한 높은 파도가 쳐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들고, 갯바위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관광객들은 해안가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