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2004년부터 이어진 흑자 행진을 멈추고 올해 나란히 1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두 공사는 공사채 발행을 확대하는 등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인천공항·한국공항공사 나란히 '적자 늪'
하태경 미래통합당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정채용TF 위원장은 지난 7일 인천공항을 방문해 “올해 공사 매출이 전년 대비 54.7% 줄어들고, 당기순이익도 8660억원에서 3244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공사도 올해 3000억원 이상의 적자 전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2018년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을 넘었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이달 하루평균 7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이상 줄었다. 공사는 올해 공항터미널을 이용하는 국제 여객이 지난해(7100만 명)의 20% 선인 1426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는 활주로 한 개를 신설하고 제2터미널을 확충하는 4단계 건설 사업 등의 자금 융통을 위해 공사채 발행을 확대하고 금융권에서 1조7000억원가량을 빌릴 계획이다.

김포·김해·제주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통합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도 17년 만에 적자가 예상된다. 1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전년(9700억원)의 64.5%인 6241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08억원 순이익에서 올해 1957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코로나19사태로 여객이 감소하고 면세점 등 공항시설 사용료를 감면한 영향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전국 14개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은 올해 5371만 명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올해 성수기 국내여객 수요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여 적자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