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망가 왕국' 日 접수…네이버·카카오 1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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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플랫폼, 디지털만화 점유율 70%
네이버 '라인망가' 점유율 38%
카카오 '픽코마' 28%로 뒤이어
현지 출판사와 파트너십 맺고
빅데이터로 고객 맞춤 프로모션
팬들이 애니메이션 제작 요청도
"4조5410억 달하는 일본 시장
글로벌 전초기지 될 수 있어"
네이버 '라인망가' 점유율 38%
카카오 '픽코마' 28%로 뒤이어
현지 출판사와 파트너십 맺고
빅데이터로 고객 맞춤 프로모션
팬들이 애니메이션 제작 요청도
"4조5410억 달하는 일본 시장
글로벌 전초기지 될 수 있어"
한국의 디지털 기반 만화 플랫폼인 K웹툰이 ‘만화왕국’ 일본 시장을 접수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을 앞세운 네이버의 ‘라인망가’와 카카오의 ‘픽코마’, NHN의 ‘코미코’ 등 K웹툰 플랫폼의 지난달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점유율이 70%를 돌파했다. 일본의 한 만화 커뮤니티에선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달라는 청원에 8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한국 K웹툰 플랫폼들이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2013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을 선점한 라인망가를 픽코마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만화 분야 일간 매출 1위에 오르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화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 플랫폼 간 1등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콧대 높은 일본 출판사들이 이제는 한국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는 디지털 시장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한국 웹툰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내 7000여 개 작품 중 333개만 엄선해 일본에 선보였다. 빅데이터 기술로 일본인의 문화,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현지에 맞게 각색하기도 했다. 픽코마의 매출에서 한국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픽코마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 한국 웹툰으로만 벌어들인 수익이 132억원이다.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린 성공작도 나오고 있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독고’(68억원), ‘보스 인 스쿨’(33억원)도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재팬의 김재용 대표는 “2000년대 일본의 한류 열풍이 식었던 것은 한국 드라마, 예능 등이 무분별하게 쏟아졌기 때문”이라며 “이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정말 ‘확실한 것’들만 제대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디지털 만화 시장이 성장하며 콘텐츠 품질이 향상된 것도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2011년 7200억원에서 2020년 1조5535억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이 커지니 좋은 인재가 모여들고 콘텐츠도 다양해졌다”며 “소년물, 학원물 중심인 일본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만의 새로운 장르들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분석 기술도 K웹툰의 일본 안착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픽코마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행동 패턴, 성별, 나이 등 이용자 개인별 특성에 맞춘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한 주에 한 번꼴로 방문하는 이용자에게 방문 예상일에 맞춰 알림을 보내는가 하면 무료로 이용하다 처음 결제한 사람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일본 시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만화 시장의 헤게모니는 아직까지 일본에 있다”며 “한국에서 바로 웹툰을 수출하는 것보다는 일본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한국 업체 간 1위 다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6월 K웹툰 플랫폼이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 매출 기준 70%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라인망가가 38%, 카카오의 픽코마가 28%, NHN의 코미코가 4%의 점유율을 보였다.한국 K웹툰 플랫폼들이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2013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을 선점한 라인망가를 픽코마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만화 분야 일간 매출 1위에 오르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화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 플랫폼 간 1등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콧대 높은 일본 출판사들이 이제는 한국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는 디지털 시장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각기 다른 전략
네이버와 카카오 두 기업이 일본 시장을 공략한 방법은 각기 달랐다. 네이버는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 작가 생태계를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슈에샤, 고단샤, 쇼가구칸 등 일본의 유명 출판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라인망가는 이렇게 확보한 콘텐츠를 토대로 2019년 비게임 앱 매출, 다운로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메신저 라인의 브랜드 힘을 앞세워 일본 만화 출판사들을 끌어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카카오는 한국 웹툰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내 7000여 개 작품 중 333개만 엄선해 일본에 선보였다. 빅데이터 기술로 일본인의 문화,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현지에 맞게 각색하기도 했다. 픽코마의 매출에서 한국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픽코마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 한국 웹툰으로만 벌어들인 수익이 132억원이다.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린 성공작도 나오고 있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독고’(68억원), ‘보스 인 스쿨’(33억원)도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재팬의 김재용 대표는 “2000년대 일본의 한류 열풍이 식었던 것은 한국 드라마, 예능 등이 무분별하게 쏟아졌기 때문”이라며 “이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정말 ‘확실한 것’들만 제대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디지털 만화 시장이 성장하며 콘텐츠 품질이 향상된 것도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2011년 7200억원에서 2020년 1조5535억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이 커지니 좋은 인재가 모여들고 콘텐츠도 다양해졌다”며 “소년물, 학원물 중심인 일본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만의 새로운 장르들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분석 기술도 K웹툰의 일본 안착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픽코마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행동 패턴, 성별, 나이 등 이용자 개인별 특성에 맞춘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한 주에 한 번꼴로 방문하는 이용자에게 방문 예상일에 맞춰 알림을 보내는가 하면 무료로 이용하다 처음 결제한 사람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세계 1위 디지털 만화 시장 일본
K웹툰 플랫폼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는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의 규모 때문이다. 올해 한국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 전망치는 1조5535억원인 데 비해 일본은 4조5410억원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일본 시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만화 시장의 헤게모니는 아직까지 일본에 있다”며 “한국에서 바로 웹툰을 수출하는 것보다는 일본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