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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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수사의 적절성 등을 검찰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판단해 달라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요청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번 단일 사건과 관련해 총 5건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가 검찰에 접수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 측이 “(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으로부터)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날 오후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한 검사장에 앞서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측도 수사심의위를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부의심의위원회가 이 전 기자가 요청한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부의심의위는 해당 안건을 수사심의위에 넘길지를 결정하는 검찰 내 시민기구다. 검찰 관계자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이미 수사심의위가 소집될 예정”이라며 “해당 절차에서 피의자의 의견진술 기회를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 전 대표 측이 지난달 25일 소집을 요청한 수사심의위는 이르면 이번달 내 열리기로 이미 결정된 상태다. 관련 수사심의위가 예정된 만큼, 중복 개최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전 기자 측은 “기소 여부 이외에도 절차적 형평성, 압수수색의 불법성 등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자 수사심의위를 신청했다”며 “이 전 대표와는 신청 범위가 다르기에 종합적 논의를 기대했는데 유감”이라고 했다.

비슷한 이유로 한 검사장이 소집 신청한 수사심의위도 부의심의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 전 대표 측이 앞서 요청한 수사심의위에 병합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언련과 법세련이 요청한 건은 이들이 관련 규정상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고발인 자격을 갖추지 못해 각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측은 수사심의위를 통해 수사팀이 불공정하고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반대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에 대한 기소 필요성을 강조할 전망이다. 애초에 이 전 대표가 수사심의위를 신청한 것도, 앞서 이 전 기자 측이 전문수사자문단(수사팀 이외 검사들로 구성) 소집을 요청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었다.

만약 이들이 각각 신청한 건이 한번의 수사심의위로 병합될 경우, 사공이 많은 만큼 변론절차와 기회의 공정성 등을 둘러싼 ‘샅바싸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 측은 “향후 절차 진행에 있어 균형 있고 실질적인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해주실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심의위 진행 절차는 향후 구성되게 될 수사심의위 위원들이 정할 몫”이라고 전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