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측 신청한 수사심의위는 절차대로 개최…이달 내 열릴 듯
'검언유착 의혹' 채널A 기자 측 수사심의위 소집 안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갈등을 빚었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 측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13일 오전 열린 부의심의위원회에서 이 사건을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에 넘기는 안건을 논의한 결과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의심의위원들은 수사팀인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와 신청인 측인 이 기자가 각각 제출한 A4 30쪽 이내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이미 부의 결정이 있어 수사심의위가 소집될 예정"이라며 "해당 절차에서 피의자의 의견진술 기회를 보장할 수 있다는 등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이 신청한 수사심의위는 이미 소집 결정이 난 상태다.

수사심의위는 이달 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난달 25일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달 29일 부의심의위를 열고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했다.

이 기자 측은 지난 8일 '맞불' 차원에서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신청 이유는 수사심의위가 불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기자 측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윤 총장은 이례적으로 이를 받아들여 소집을 결정했지만,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논란 끝에 철회했다.
'검언유착 의혹' 채널A 기자 측 수사심의위 소집 안한다
이 기자 측은 "기소 여부 이외에도 절차적 형평성, 압수수색의 불법성 등 수사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자 수사심의위를 신청했다.

이 전 대표와는 신청 범위가 다르기에 종합적인 논의를 기대했다"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실질적인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이 전 대표의 권리만 중요하고, 직장에서 해고된 채 공공연히 구속수사 운운되고 있는 이 기자 인권의 무게가 서로 다른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기자가 피해를 본 명예훼손 사건은 이 전 대표에 비해 훨씬 중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실질적인 진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 10일,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가 이날 각각 고발인 신분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으나 자격이 안 돼 추가 소집 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규정상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이 가능한 사건 관계인은 ▲ 고소인 ▲ 기관고발인 ▲ 피해자·피의자 및 그들의 대리인과 변호인이다.

기관고발인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직무상 고발 권한이 있는 부처나 기관이 해당한다.

이 기자와 함께 피의자 신분인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도 이날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소집이 예정돼 있다"는 이날 부의심의위의 판단 근거에 비춰 보면 이 역시 앞으로 열릴 수사심의위에서 의견진술 기회를 보장하는 선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