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멘토로 나선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정상 향해 내딛는 한발 한발이 모두 성공"
“여러분, 실패 좀 하면 어떻습니까. 난관에 좀 부딪히면 어때요. 꼭 산 정상에 올라야만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산을 오르는 과정 속에 준비하고 노력하면서 내디딘 한 발 한 발이 모두 성공입니다. 우선 발을 내딛으세요.”

지난 10일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71·사진)이 서울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 회의실에 모인 대학생 40여 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대학생이 성공한 기업인을 만나 다양한 조언을 듣게 해주자는 취지로 기획된 인간개발연구원의 HDI멘토대학 프로그램에 강 회장이 ‘멘토’로 나선 것이다.

강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주체적이고 도전적인 삶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제가 기업을 세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제주에서 상경해 등산장비를 만들어 팔 때만 해도 주변에서 모두가 나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인 강 회장은 1973년 24세의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로 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어릴 때부터 뛰어놀던 산이 그리웠는데, 마침 한라산 말고 다른 산에 가보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산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악장비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당시만 해도 산악장비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때인데, 남대문시장에서 미군이 쓰던 장비들을 구해 수선해 써보니 괜찮더라고요. 주변에서도 하나씩 만들어달라고 하길래 아예 업으로 삼기 시작했죠. 그렇게 20대 패기로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금도 자신의 취미는 등산이라는 강 회장은 청년들에게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기업에 취업한들, 일을 노동이라고만 생각하면 인생이 너무 비참하지 않으냐”며 “취미와 직업이 맞닿아 있는 일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악인인 나는 일과 생활의 99%가 취미”라고 덧붙였다.

도전정신을 강조한 강 회장에게 이날 한 대학생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화성 여행”이라고 답했다. 강 회장은 “화성엔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산이 있다고 한다”며 “2030년엔 일반인도 화성에 여행갈 수 있다고 하는데, 10년 동안 잘 준비해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곳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화성 여행’은 강 회장이 대학생에게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내세운 상징적인 말이었다.

“화성에 가기 위해선 건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서 회사까지 5.3㎞ 거리를 1시간10분 동안 걸어서 출퇴근합니다. 돈도 필요하겠죠? 적금을 많이 들고 있습니다.

여러분, 10년 뒤에 제가 화성에 가지 못하더라도,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한 과정 자체가 의미있지 않겠습니까?”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