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시대’를 맞아 개인 신용조회(CB)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가 부상하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금융 사업에 뛰어들면서 신용정보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데이터 3법' 앞두고 날개 단 신용조회업체
NICE평가정보는 올 들어 52.7% 올랐다. 이달 들어서만 16.7% 상승했다. SCI평가정보도 올해 132.3%, 이달 34.2% 올랐다. 두 업체 모두 개인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개인에게 대출할 때 이들 회사를 통해 대출받는 금융 소비자의 신용평점이나 신용등급을 조회한다.

NICE평가정보는 개인 CB 시장 점유율 70%로 1위, SCI평가정보는 6%로 3위 사업자다. 2위(점유율 24%)는 비상장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다. 기업 CB업체는 더 많지만, 개인 CB는 현재 이 세 곳에서만 하고 있다.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이터 3법’이 다음달 5일 시행되면서 개인 CB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데이터 3법은 개인에게 ‘정보 이동권’을 준다. 개인이 요구하면 기업이나 기관은 보관된 이용자 데이터를 제3자에게 개방해야 한다. 이른바 ‘마이데이터’다. 이렇게 공유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새롭게 생겨나면서 개인 CB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나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개인 신용정보가 필요하다”며 “개인 CB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3위 사업자인 SCI평가정보 주가가 최근 급등한 또 다른 이유는 최대주주인 진원이앤씨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네이버, NHN, 비바리퍼블리카 등 금융업에 진출한 IT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염종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CB사에 눈독을 들이는 마이데이터 업체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3법은 CB 회사들이 영리사업을 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줬다. 예를 들어 앞으로 CB사가 개인을 상대로 신용등급 개선 컨설팅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개발해 팔 수도 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금융정보 CB가 신설돼 소득과 카드 결제액 외에 통신비 납부액, 점포 매출액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NICE평가정보의 올해 영업이익은 552억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7.7%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SCI평가정보는 106억원으로 50%가량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긴급자금지원대출 등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CB사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