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비슷한 증언 여러 건 확보"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단역배우 자매 사건의 가해자들이 여전히 드라마 현장에서 단역배우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이러한 내용의 제보가 최근 센터로 접수됐다고 14일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비슷한 증언이 여러 개 확보됐고,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대학원생이던 A씨는 동생 B씨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관계자 12명에게서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2차 피해와 가해자들의 협박을 받아 고소를 취하하고 2009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동생 B씨는 A씨를 따라 세상을 등졌고, 피해자의 아버지 역시 두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사망했다.

두 자매 어머니 장연록 씨는 '장연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사건은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하던 2018년 재조명받으며 재조사 촉구 여론이 높아지고 경찰도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재수사 착수는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피해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세상을 떠났지만, 단역배우 업체들은 물론 방송사들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고용노동부나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유관 부처들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나 정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제보내용을 확인하고 보조출연자가 경험하는 성차별, 성폭력 실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단역배우 자매 사건 성폭력 가해자들, 여전히 현장서 활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