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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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시장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한 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6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ETF가 나스닥에서 거래된 10년 동안 주간 유출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월가에서는 최근 나스닥시장의 급등으로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욕구가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TQQQ)에서 지난주 4억9100만달러(약 5896억원)의 투자금이 빠져나갔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ETF가 나스닥에 상장한 2010년 이후 주간 유출액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다.

이 ETF는 나스닥100 지수의 상승률 대비 3배의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됐다. 이른바 ‘슈퍼 레버리지 ETF’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 등이 주도한 나스닥 랠리에서 수익률 극대화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은 ETF 중 하나다. 이 ETF의 14일 종가는 113.2달러로 지난달부터 36.8%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 지수의 상승률은 11.9%였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의 최근 6개월 동안 주가 그래프
자료: 야후 파이낸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의 최근 6개월 동안 주가 그래프 자료: 야후 파이낸스
이 펀드의 지난주 말 기준 자산은 71억달러로 지난주 유출액의 비중이 아주 높지는 않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나스닥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하고 있다. 펀드정보회사 모닝스타의 벤 존슨 ETF 분석가는 “최근 나스닥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고려할 때”라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드러난 나스닥의 변동성도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나스닥 랠리를 주도해온 테슬라 주가는 14일 1516.8달러로 마감하며 지난달부터 81.7%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는 장중 1794.99달러까지 급등했다가 결국 하락 마감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영국 스프레덱스의 코너 캠벨 애널리스트는 13일 나스닥을 흔든 이유 중 하나인 미 캘리포니아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기술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폐쇄 조치의 강도가 높아진다면 거대 기술 기업들에게는 악재”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나스닥이 하락할 때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ETF로 돌아섰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와 정반대 결과를 내도록 설계된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SQQQ)에는 지난주 2억6100만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최근 3개월 동안 주간 유입액 중 가장 많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락률 대비 3배의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