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가득 펼쳐진 바닷속 풍경…생명의 에너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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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아트스페이스서 채현교 개인전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산호초, 해초, 물고기 가득한 바닷속 풍경 담은 수채화 30점 선봬
7년 공백 후 쏟아낸 창작 에너지
길이 10m 대작 3점에 고스란히 담아
산호초, 해초, 물고기 가득한 바닷속 풍경 담은 수채화 30점 선봬
7년 공백 후 쏟아낸 창작 에너지
길이 10m 대작 3점에 고스란히 담아
전시장의 두 벽면이 바다풍경으로 가득하다. 푸른색 바닷물을 배경으로 핑크, 연두, 초록, 파랑, 노랑, 보라 등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해조류 사이로 조그만 물고기들이 유영한다. 물고기들의 색깔도 다양하다. 빨강, 노랑, 핑크색도 있고 때로는 초록물고기도 있다. 산호초와 해조류가 모인 곳은 바다 밑의 대륙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바닷속 풍경이 오른쪽 벽면에서 시작해 ㄱ자로 꺾어진 옆의 벽면으로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마치 해양생태관이나 아쿠아리움에 들어선 기분을 자아낸다.
서울 청담동 이안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중견 화가 채현교 씨(49) 개인전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에 전시된 가로 10m, 세로 1.3m의 대작이다. 채씨는 7년만에 연 이번 개인전에 바닷속 풍경을 다채롭게 표현한 수채화 30점을 걸었다. 소품부터 대작까지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작품들이지만 제목은 단 하나. 전시 제목과 동일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인 10m짜리 대작은 3점을 제작해 1점씩 바꿔가며 전시 중이다.
"한동안 작업에 몰두할 시간이 부족해 습작처럼 그리다 말기를 반복하며 머릿 속에서만 그림을 그려댔죠. 마침내 붓을 다시 잡았을 땐 그림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작은 크기의 화면만 채우다보니 진전이 없었던 거죠. 모든 걸 팽개치고 빈둥대던 어느날, 커다란 종이를 펼쳐놓고 한가운데에 파란 물감을 마중물처럼 들이붓고 이리저리 흔든 다음 작업을 시작했죠." 채씨는 밥도 안 먹고 쪽잠을 자며 과거랑 싸우고 현재를 달렸다고 했다. 작품 삼매경에 빠져 지내기를 아홉 달. 7년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 섬세하게 표현된 산호와 해초, 물고기 등으로 가득한 대작 3점이 완성돼 있었다. 지난 몇 년간의 일기를 담았다는 게 채씨의 설명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붓이 그려낸 장면을 펼쳐놓은 작품 위를 맨발로 뛰어다녔고, 피라미를 잡으러 물속을 첨벙대며 뛰어다녔던 어린 시절을 봤다고 했다.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인 채씨가 바닷속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아홉 차례 연 개인전과 작품의 제목도 지금과 똑같다. 채씨는 "우리 모두는 딱 집어서 말할 수 없을 뿐 언제나 어느 목표점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상의 모습과 달리 바닷속은 미지의 세계여서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하다"며 "나의 의식과 잠재의식이 동시에 작동하며 만든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작품마다 다른 제목을 붙이지 않는 것은 보는 이들의 상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는 핑크, 그린, 흑백 등의 모노톤으로 완성한 작품들이다. 오로지 색의 농담만으로 표현해 재료를 다루는 작가의 완숙한 경지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뭇 생명이 살아있는 바다, 그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와 산호초, 해조류의 풍경에는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한동안 작업에 몰두할 시간이 부족해 습작처럼 그리다 말기를 반복하며 머릿 속에서만 그림을 그려댔죠. 마침내 붓을 다시 잡았을 땐 그림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작은 크기의 화면만 채우다보니 진전이 없었던 거죠. 모든 걸 팽개치고 빈둥대던 어느날, 커다란 종이를 펼쳐놓고 한가운데에 파란 물감을 마중물처럼 들이붓고 이리저리 흔든 다음 작업을 시작했죠." 채씨는 밥도 안 먹고 쪽잠을 자며 과거랑 싸우고 현재를 달렸다고 했다. 작품 삼매경에 빠져 지내기를 아홉 달. 7년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 섬세하게 표현된 산호와 해초, 물고기 등으로 가득한 대작 3점이 완성돼 있었다. 지난 몇 년간의 일기를 담았다는 게 채씨의 설명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붓이 그려낸 장면을 펼쳐놓은 작품 위를 맨발로 뛰어다녔고, 피라미를 잡으러 물속을 첨벙대며 뛰어다녔던 어린 시절을 봤다고 했다.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인 채씨가 바닷속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아홉 차례 연 개인전과 작품의 제목도 지금과 똑같다. 채씨는 "우리 모두는 딱 집어서 말할 수 없을 뿐 언제나 어느 목표점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상의 모습과 달리 바닷속은 미지의 세계여서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하다"며 "나의 의식과 잠재의식이 동시에 작동하며 만든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작품마다 다른 제목을 붙이지 않는 것은 보는 이들의 상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는 핑크, 그린, 흑백 등의 모노톤으로 완성한 작품들이다. 오로지 색의 농담만으로 표현해 재료를 다루는 작가의 완숙한 경지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뭇 생명이 살아있는 바다, 그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와 산호초, 해조류의 풍경에는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