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입구서 안장 찬반 단체 간 대치…경찰, 420명 배치해 통제 '6·25 전쟁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는 고 백선엽 장군 안장식이 15일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장군2묘역에서 엄수됐다.
행사는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추도사, 헌화 및 분향, 하관, 허토(흙을 관 위에 뿌리는 절차), 조포 및 묵념, 참모총장 인사말, 폐식사 순으로 최고 예우를 갖춰 거행됐다.
백 장군 유족을 비롯해 서욱 육군참모총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예비역 장성단체(성우회) 회장단, 역대 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김판규 전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장군님은 위기마다 대한민국을 구해 세상 사람들이 '살아 있는 전설'로 부른다"며 "조국의 별로 이 땅을 지키시다 하늘의 별이 되신 장군님께서 더 영롱한 별빛을 뿌려주는 호국의 큰 별이 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 다부동 전투 참전용사와 장병 등 8명은 백 장군 묘에 허토했다.
허토용 흙은 고인이 생전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 다부동 등 6·25 격전지 8곳에서 퍼 온 것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장군님께서는 사랑하는 전우가 있는 곳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계실 것"이라며 "이제 무거운 짐은 후배에게 내려놓고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6·25전쟁 당시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미군 전투복을 수의로 착용한 고인은 유족의 눈물 속에 영면에 들었다.
유족 측이 골동품 시장에서 1944년 미군 전투복을 직접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행사장 입장이 제한된 일부 참배객은 제법 굵게 내리는 빗줄기 속에 묘역 주변에 둘러서서 예를 표했다.
행사 전 현충원 입구에서는 백 장군 안장 찬반 단체 간 대치로 긴장감이 조성됐다.
일부 참가자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안장식 현장을 생중계하던 일부 유튜버들이 군·경찰 통제를 잘 따르지 않아 마찰을 빚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420명의 인력을 곳곳에 배치해 충돌을 제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