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임기 마치고 캐나다행…"한국 고객 자동차 지식수준·기대 높아"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독일로 출장 갔다가 귀국하지 않고 있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인사이동과 장기 출장이 검찰 수사와는 관련없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에서의 5년 임기를 마치는 실라키스 사장은 15일 서면인터뷰에서 "다임러 본사는 환경부 발표 시기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우리 회사는 검찰 수사 일정을 몰랐다"면서 "그동안 환경부 조사에 적극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도 당국에 지속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 "출장과 검찰수사는 별개 사안"
환경부는 5월 6일 벤츠가 C200d 등 2012∼2018년 국내에 판매한 벤츠 경유차 12종 3만7천154대에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을 설정한 사실을 확인하고 최대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검찰은 5월 27∼28일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벤츠 본사는 환경부 발표 5일 전에 실라키스 사장을 발령냈고, 실라키스 사장은 압수수색 전에 독일로 출장을 떠나 그 곳에서 임기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9월 1일자로 벤츠 USA 영업 및 제품 총괄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던 실라키스 사장은 취업 비자 제한 등의 애로로 인해 벤츠 캐나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변경 임명됐다.

실라키스 사장은 2015년 9월 한국에 온 뒤 벤츠를 4년 연속 수입차 1위로 성장시켰다.

그는 "한국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곳으로, 그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를 믿고 사랑해준 한국 고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으며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인터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고객들은 자동차 지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제품, 서비스 품질 등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국내 네트워크를 확장해서 만족도 향상에 집중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내 유망 스타트업 등과의 협업을 이어가면 한국 고객들의 높은 기대치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지난 5년간 벤츠를 젊은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신차를 대거 출시하고 국내 네트워크를 2배로 확장한 점을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벤츠는 현재 전국에 전시장 59개, 서비스센터 70개를 운영하며 지난해 차량 처리량은 5년 전에 비해 3배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벤츠는 첨단 고효율 내연기관 및 전동화차 증대, 하이브리드 모델과 순수전기차 확대가 전략"이라고 말했다.

벤츠는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 절반 이상을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채우고, 2022년까지 모든 차종에서 전동화를 할 계획이다.

그는 "제네시스와의 경쟁을 환영한다"며 "테슬라가 부상하는 등 자동차 산업이 변화하고 있지만 벤츠는 명성, 연구개발 투자, 강력한 파트너십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정책과 규제와 관련해서 논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2014년 출범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회공헌위원회의 발전을 또 하나의 성과로 들었다.

그는 "위원회가 그동안 누적 기금액 272억원을 조성했다"며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 한국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며 10주년, 20주년 기념식에 초대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 "출장과 검찰수사는 별개 사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