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포스트 코로나, 워라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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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을 융화시키는 재택·유연근무
노동강도와 스트레스 관리에 효율적
업무 성취 및 삶의 성공에 시너지 낼 듯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노동강도와 스트레스 관리에 효율적
업무 성취 및 삶의 성공에 시너지 낼 듯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지난달 포스코는 국내 기업 최초로 ‘육아기 재택근무제’ 시행을 발표했다. 직원들의 출산장려와 육아기 경력 단절 방지를 위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기 위한 제도다. 만 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전일제(8시간)와 원하는 시간대의 반일제(4시간)를 택할 수 있다. 급여와 상여금, 성과급은 전일제의 경우는 동일하며 반일제는 그 절반이다. 복리후생, 승진은 일반 근무 직원과 똑같이 적용된다.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병행한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자녀 한 명당 최장 4년, 두 명일 때는 6년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어느덧 재택근무는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작스럽게 다가온 근무 형태이지만 미래에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직장에만 충성하지 않는다. 이들은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세대다. 워라밸은 ‘일과 삶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이 둘 간의 균형을 강조한다. 직장과 삶이 보통 분리돼 있기에 이 둘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칼퇴근’을 직장인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꼽고, 심지어 일이 개인의 일상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할 때는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 개인이 직장과 가족 내 역할에서 낮은 수준의 ‘갈등’을 경험하고 높은 수준의 ‘풍요’를 경험할 때 워라밸이 실현된다.
경계선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역할을 전환할 때 인지적 에너지가 소모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역할을 집에서의 역할로 전환할 때 인지적으로 자원이 소모된다. 직장에서 집으로의 전환은 신체적, 심리적 전환을 수반하며 이런 역할 전환에는 에너지가 소모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역할이 여러 수준으로 분할됐을 때 역할 간 전환이 어렵다. 인지적 역할이 분할돼 있을수록 역할 전환을 위해 개인은 한정된 인지적 자원을 더 많이 고갈시킨다.
반면, 역할을 통합해 자유롭게 역할을 전환하게 되면 인지적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그래서 분리가 아니라 통합이 요구된다. 통합이란 자유롭게 다른 영역 사이의 침투를 허용하는 것이다. 직장과 가정이나 개인생활 영역을 인지적으로 자유롭게 넘나들어 유연하게 업무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연하게 업무를 하는 경우 일과 가정의 갈등이 덜하고 근무에 대한 압박이 적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삶과 일의 조화와 통합이다. 바로 ‘워라하(work-life harmony)’다.
일과 삶을 자연스럽게 융화시키는 워라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재택근무 혹은 유연근무가 점차 확장되는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모델이다. 개인은 일과 삶의 역할에서 조화를 이루며, 이는 하나의 삶으로 이어진다. 즉 업무 성취는 삶의 성공에 기여하고, 반대로 삶의 성공이 업무 성취를 도울 수 있다. 결국 일과 일상이 공존하면서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워라하의 장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워라하는 노동 강도와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아이들이 뒹구는 소란스러운 집에서의 재택근무이지만 아이들 옆이라서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된다. 이로 인해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되고 결국 일과 일상에서 성취와 행복감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이런 성취와 행복감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과 삶이 융화되는 것이 아니라 자칫 혼란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 나의 마음상태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과 삶 각각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은 워라하를 위해 필요한 자기조절능력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기업에서는 구성원을 위한 심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와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불안을 감내해온 우리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무엇보다도 안정감, 편안함, 신뢰감 같은 심리적 자원이 중요해질 것이다. 일과 가정에서 성공하는 슈퍼우먼이 되려고 발버둥치다가 그 스트레스로 인해 결국 일을 접고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돼야 했던 많은 여성이, 이젠 일과 가정을 넘나들며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나갈 때 진정한 워라하 시대의 성공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재택근무는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작스럽게 다가온 근무 형태이지만 미래에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직장에만 충성하지 않는다. 이들은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세대다. 워라밸은 ‘일과 삶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이 둘 간의 균형을 강조한다. 직장과 삶이 보통 분리돼 있기에 이 둘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칼퇴근’을 직장인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꼽고, 심지어 일이 개인의 일상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할 때는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 개인이 직장과 가족 내 역할에서 낮은 수준의 ‘갈등’을 경험하고 높은 수준의 ‘풍요’를 경험할 때 워라밸이 실현된다.
경계선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역할을 전환할 때 인지적 에너지가 소모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역할을 집에서의 역할로 전환할 때 인지적으로 자원이 소모된다. 직장에서 집으로의 전환은 신체적, 심리적 전환을 수반하며 이런 역할 전환에는 에너지가 소모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역할이 여러 수준으로 분할됐을 때 역할 간 전환이 어렵다. 인지적 역할이 분할돼 있을수록 역할 전환을 위해 개인은 한정된 인지적 자원을 더 많이 고갈시킨다.
반면, 역할을 통합해 자유롭게 역할을 전환하게 되면 인지적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그래서 분리가 아니라 통합이 요구된다. 통합이란 자유롭게 다른 영역 사이의 침투를 허용하는 것이다. 직장과 가정이나 개인생활 영역을 인지적으로 자유롭게 넘나들어 유연하게 업무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연하게 업무를 하는 경우 일과 가정의 갈등이 덜하고 근무에 대한 압박이 적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삶과 일의 조화와 통합이다. 바로 ‘워라하(work-life harmony)’다.
일과 삶을 자연스럽게 융화시키는 워라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재택근무 혹은 유연근무가 점차 확장되는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모델이다. 개인은 일과 삶의 역할에서 조화를 이루며, 이는 하나의 삶으로 이어진다. 즉 업무 성취는 삶의 성공에 기여하고, 반대로 삶의 성공이 업무 성취를 도울 수 있다. 결국 일과 일상이 공존하면서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워라하의 장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워라하는 노동 강도와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아이들이 뒹구는 소란스러운 집에서의 재택근무이지만 아이들 옆이라서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된다. 이로 인해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되고 결국 일과 일상에서 성취와 행복감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이런 성취와 행복감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과 삶이 융화되는 것이 아니라 자칫 혼란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 나의 마음상태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과 삶 각각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은 워라하를 위해 필요한 자기조절능력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기업에서는 구성원을 위한 심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와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불안을 감내해온 우리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무엇보다도 안정감, 편안함, 신뢰감 같은 심리적 자원이 중요해질 것이다. 일과 가정에서 성공하는 슈퍼우먼이 되려고 발버둥치다가 그 스트레스로 인해 결국 일을 접고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돼야 했던 많은 여성이, 이젠 일과 가정을 넘나들며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나갈 때 진정한 워라하 시대의 성공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