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 '대면공연' 못 여는 까닭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국공립 오케스트라들이 잇달아 대면 공연을 재개하는 가운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회 성격의 음악회를 다시 무관중·온라인 공연으로 열기로 해 그 배경에 음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리안심포니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 ‘모차르트’를 대면 공연으로 열 계획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관객들을 맞이하려고 한 것이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18일 첫 대면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을 마주하는 음악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5월 21일 기부콘서트 형식으로 관객을 마주하고 연주회를 열었다. 경기필하모닉도 18일과 19일 첫 대면 공연을 한다.

코리안심포니도 다른 국공립 악단의 행보에 발맞춰 대면 공연을 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레퍼토리에도 신경 썼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울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밝고 쾌활한 모차르트 작품을 골랐다. ‘마술피리’ 서곡과 바이올린협주곡 3번, 교향곡 41번 ‘주피터’ 등이다. 정치용 코리안심포니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협연한다.

하지만 대면 공연은 물거품이 됐다. 5월 말부터 시행된 정부의 수도권 방역강화 지침이 완화되지 않아서다. 코리안심포니는 국립극단·발레단·현대무용단·합창단·오페라단·서울예술단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다. 문체부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이들 7개 단체에 공연 중단을 요청했고,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이들 단체를 제외한 국공립 예술단체들은 문체부의 지침에 상대적으로 제약을 덜 받는다.

코리안심포니는 다른 문체부 산하 예술단체처럼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돼 지침이 완화되기를 기대하며 공연을 준비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대신 지난달 3일 공연(사진)에 이어 17일 음악회도 관객을 받지 않고 열되 실황을 네이버TV와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 생중계하기로 했다. 지난달 10일부터 판매한 관람권은 전부 환불해줬다.

코리안심포니는 오는 28일 개막하는 교향악축제에 참여한다. 대면 공연으로 열리는 교향악축제 무대에는 수도권 방역 지침이 완화되지 않더라도 코리안심포니가 예정대로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공립 예술단체가 기획한 공연이라도 민간 기업이 함께 주최하면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정부 규제가 공연산업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향악축제는 예술의전당과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코리안심포니는 다음달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1번, 슈만 교향곡 3번 ‘라인’ 등을 연주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