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 수가 1% 늘어나면 실업률이 약 2.1%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공 주도로 일자리를 만들면 민간 일자리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실업률이 증가한다는 진단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5일 한경연이 주최한 ‘포스트 코로나, 경제·사회의 변화 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조 실장은 “올해 공무원 수 증가에 따라 실업률이 0.2%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한국의 공무원 수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재정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정책의 부작용을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재정 만능주의로 국가 채무가 지난 3년간 104조6000억원 증가했고 올해는 111조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재정지출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17년 이후부터 재정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해 작년에는 격차가 10.6배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표된 한국판 뉴딜 추진 방안에 대해선 “오히려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실장은 “한국판 뉴딜은 생산적인 분야에서 세금을 걷어 비생산적인 분야로 이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경기 부양효과가 없고 국가 채무만 늘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공급망(GVC) 구조가 바뀌며 중국 내 외국 기업의 ‘탈(脫)중국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의 탈중국화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며 “중국에 있던 기업들이 자국으로 유턴하거나 지역 블록화가 이뤄지며 GVC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GVC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갈라파고스적 규제, 법인세 인상 등 반(反)시장적 정책을 지속하면 탈중국 기업을 유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리쇼어링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베트남으로 이전한 중소기업 중 국내 유턴 의향이 없는 기업이 76%에 달한다고 전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