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에 이어 성장성을 부각받는 공모주들이 연이어 히트를 치고 있다. 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2차전지 테스트장비 생산업체 에이프로가 상장 첫날부터 상한가를 찍었다.

에이프로는 상장 첫날인 이날 가격제한선(29.86%)까지 오른 5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2만1600원)대비 수익률은 159.72%다. 지난 2일 상장해 사상 첫 '따상'(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뒤 상한가)을 기록한 SK바이오팜에 이은 두번째 사례다.

에이프로는 2차전지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장비인 충방전기 생산업체다. 충방전기는 생산된 2차전지에 숨을 불어넣는 후공정인 활성화 공정에 필수적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 중 96.1%가 LG화학, LG전자 등을 비롯한 LG계열사에서 나왔다. LG화학 비중만 해외법인을 포함해 85.9%인 만큼 LG화학 배터리 부문 성장과 궤도를 같이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토대로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2% 늘어난 67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4.4% 늘어난 104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매출이 166억원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장성을 부각받는 2차전지 장비 업체지만 당분간 주가는 변동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우선 공모 청약을 통해 배정한 주식 수는 136만7917주로 전체 발행 주식수(634만5954주) 21.5% 수준이다.

이중 120만5367주는 상장 당일부터 유통 가능한 주식이다. 청약을 통해 배정된 주식 중 88.1%가 즉시 거래될 수 있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SK바이오팜도 2일 상장된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중장기적으론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프리미엄을 인정받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에이프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14배선이다. 주가 급등으로 25배 이상이 됐다. 경쟁사인 피앤이솔루션의 12개월 선행 PER이 10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한참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경쟁사에 없는 고온가압 충방전기를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각종 테스트장비를 개발한 만큼 향후 성장성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주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이프로는 경쟁사가 없는 고온가압 충방전기 매출이 40%가량 되는만큼 프리미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리미엄을 얼마나 줘야할지는 미지의 영역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