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혐의' 수사받는 한일시멘트, 오너 지분율 높이려 주가 떨어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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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주가 조작 혐의 포착
!['시세조종 혐의' 수사받는 한일시멘트, 오너 지분율 높이려 주가 떨어뜨렸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007/AA.23229579.1.jpg)
금융투자업계는 특사경이 최근 2년간의 한일시멘트 주가 하락과 현재 진행 중인 한일시멘트와 HLK홀딩스 합병 작업에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5월 한일현대시멘트(옛 현대시멘트)의 모회사인 HLK홀딩스와 1 대 0.502 비율로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 예정일은 8월 1일이다. 한일시멘트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일홀딩스로선 한일시멘트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합병법인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2018년 7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한일홀딩스에서 쪼개져 설립된 한일시멘트는 그해 9월 7일 16만7000원까지 뛰었지만 이후 장기간 내리막을 타며 합병 발표일인 5월 14일 8만3700원까지 주저앉았다. 허 회장은 지분 30.03%를 보유한 한일홀딩스를 통해 한일시멘트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일각에선 2~3년 전부터 시세조종이 이뤄졌을 것이란 의심도 있다. 한일홀딩스 주가는 인적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2018년 8월 6일부터 석 달간 55.5% 하락했다. 이 기간은 한일홀딩스가 주주들을 상대로 신주를 발행하고 그 대가로 주주들이 보유한 한일시멘트 주식을 받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2778억원 규모)가 이뤄진 때다. 허 회장으로선 한일시멘트 주가가 올라가고 한일홀딩스가 싸질수록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일홀딩스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한일시멘트 주가는 2018년 9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한일홀딩스 유상증자 직전까지도 분할 직전 수준을 유지했다. 당시 22.91%였던 허 회장의 한일홀딩스 지분율은 유상증자가 끝난 뒤 현재와 같은 30.03%로 상승했다.
압수수색이 알려지면서 이날 한일시멘트그룹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일홀딩스가 4.09% 떨어진 4만4600원, 한일시멘트는 2.24% 내린 7만86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일현대시멘트(2만8200원)도 1.05% 하락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