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1일 부가가치세 세율을 기존 5%에서 15%로 대폭 높인 뒤 소비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부가세가 오른 뒤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아 매출이 줄어든 매장이 늘고 있다. 지난 5월 사우디 정부가 부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곳곳에서 대규모 사재기를 벌였다.

사우디의 1인당 중위 소득은 월 1만리얄(약 321만원)로 한국(175만원)보다 약 83.4% 많다. 그럼에도 사우디 시민들은 부가세 인상으로 물가가 치솟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우디 민간 투자사 자드와인베스트먼트는 “부가세 인상으로 이달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5.7% 오를 것”이라며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3%에서 3%로 높여 잡았다”고 했다.

부동산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부가세 인상 대상에 식음료와 교통, 숙박업, 건강 관리, 석유, 가스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우디 언론에 따르면 이달 첫주 부동산 거래는 지난달 마지막 주에 비해 85% 줄었다.

사우디 정부는 부가세 인상을 통해 올해 약 280억리얄(약 9조26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