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금지 명령'…LG유플러스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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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화웨이 안쓰는 SK텔레콤·KT는 깨끗한 통신사" 발언
LG유플러스가 올 하반기 28㎓(기가헤르츠)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미·중 갈등 고조로 화웨이 보안 우려와 반(反)화웨이 움직임이 커지면서다. 28㎓는 현재 서비스 중인 LTE(4세대)보다 속도가 최대 20배까지 빨라 '진짜 5G'라 불린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SK와 KT, 일본 NTT 같은 깨끗한 통신사들은 그들의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영국이 중국 화웨이 제품을 쓰지 않기로 결정한 뒤 나온 발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을 비롯해 인도(지오) 호주(텔스트라) 일본(NTT) 등 우방국 통신사들을 콕 집어 언급했다. 그는 5G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국가 안보, 경제 안보, 개인정보, 지적 재산권, 그리고 인권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 입장에선 직·간접적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
이동통신3사는 하반기 시범 사업으로 5G 28㎓ 대역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28㎓ 대역은 현재 서비스 중인 3.5㎓ 대역보다 더 높은 고주파 영역으로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드론 작동 등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에 용이하다.
당초 국내 통신사들은 연내 28㎓ 대역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나섰으나 미국, 중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빠르게 28㎓ 기지국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투자가 늦어졌다. 이에 하반기 공공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하반기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를 앞두고 고심 중이다. 현재 3.5㎓ 대역 일부 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장비 호환성 등을 감안하면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만약 기존 장비를 걷어내고 새로운 기지국을 구축할 경우엔 막대한 교체 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아직 하반기 장비 발주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역시 고려 요인.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부터 LTE 전국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당시 화웨이는 비행기로 장비를 들여오고 기존 장비 교체 비용까지 부담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새로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존 장비를 철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이 "모든 결정에는 대가가 따른다"면서 보복을 시사한 점을 생각하면 섣불리 화웨이 장비 수입을 차단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28㎓대역 투자를 앞두고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커지면서 LG유플러스의 입장도 난감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수지 타산 등 판단에 따라 장비사를 선택하는데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얽혀있으니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라며 "기존 LTE 장비와의 연동성을 고려하면 화웨이를 쓰는 게 유리하긴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퇴근 최기영 장관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별도 논의는 없었다. 5G 보안협의회에서 보안성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SK와 KT, 일본 NTT 같은 깨끗한 통신사들은 그들의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영국이 중국 화웨이 제품을 쓰지 않기로 결정한 뒤 나온 발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을 비롯해 인도(지오) 호주(텔스트라) 일본(NTT) 등 우방국 통신사들을 콕 집어 언급했다. 그는 5G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국가 안보, 경제 안보, 개인정보, 지적 재산권, 그리고 인권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 입장에선 직·간접적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
이동통신3사는 하반기 시범 사업으로 5G 28㎓ 대역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28㎓ 대역은 현재 서비스 중인 3.5㎓ 대역보다 더 높은 고주파 영역으로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드론 작동 등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에 용이하다.
당초 국내 통신사들은 연내 28㎓ 대역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나섰으나 미국, 중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빠르게 28㎓ 기지국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투자가 늦어졌다. 이에 하반기 공공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하반기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를 앞두고 고심 중이다. 현재 3.5㎓ 대역 일부 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장비 호환성 등을 감안하면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만약 기존 장비를 걷어내고 새로운 기지국을 구축할 경우엔 막대한 교체 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아직 하반기 장비 발주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역시 고려 요인.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부터 LTE 전국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당시 화웨이는 비행기로 장비를 들여오고 기존 장비 교체 비용까지 부담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새로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존 장비를 철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이 "모든 결정에는 대가가 따른다"면서 보복을 시사한 점을 생각하면 섣불리 화웨이 장비 수입을 차단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28㎓대역 투자를 앞두고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커지면서 LG유플러스의 입장도 난감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수지 타산 등 판단에 따라 장비사를 선택하는데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얽혀있으니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라며 "기존 LTE 장비와의 연동성을 고려하면 화웨이를 쓰는 게 유리하긴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퇴근 최기영 장관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별도 논의는 없었다. 5G 보안협의회에서 보안성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