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이 한 TV토론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 의원은 지난 16일 ‘집값 과연 이번에 잡힐까’를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패널로 출연한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너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말하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 이게 어제오늘 일이냐”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이 “여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국민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진 의원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진 의원은 현재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이다. 이런 대화는 토론회가 끝난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이뤄졌다. 유튜브를 통해 그대로 생방송됐다.

진 의원은 앞서 TV토론에서는 “(‘7·10 부동산 대책’에서) 다주택자 또는 법인의 투기 수요를 막고, 실수요자에게 집이 돌아가게 하는 근본적인 정책을 꺼내든 만큼 이제부터는 집값을 잡아갈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진 의원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토론 맥락과 무관하게 (발언이) 왜곡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 발언은 정부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라는 논리를 앞세워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이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했다. 진 의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발언 취지를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에 대해 “뭘 그런 것을 보고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야권에선 ‘민주당의 솔직한 고백’ ‘위선적 정권’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정권의 위선이 얼마나 심각한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도 “문재인 정부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며 “솔직한 고백이 무능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네티즌은 “100분간 발언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 “여당 의원도 정부를 안 믿는데 집값이 내려가겠느냐”고 비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