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17일 경기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4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해 이재정 경기교육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17일 경기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4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해 이재정 경기교육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투기 목적으로 여러 주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징벌적 중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 족쇄’가 풀린 이 지사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의견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격(집값)보다는 숫자(다주택), 숫자보다는 실거주 여부를 따져 징벌적으로 중과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규제는 가격보다 숫자를 줄여야 하고,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게 실수요 여부”라며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지금보다 세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지금 가격과 숫자에 모두 중과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평생 한 채 가지고 잘살아 보겠다는데 집값 올랐다고 마구 (세금을) 때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거주 1가구 1주택에 대해서는 오히려 세율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관료들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로 더 이상 돈 벌 수 없다’고 했지만 이 목표를 관료들이 못 따라갈 것”이라며 “관료들의 이해관계가 물려 있고 옛날 고정관념에 묻혀 있어 집이나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과 인연이 많은데 대통령의 선량한 뜻이 관철되겠느냐”고 했다.

이 지사의 대권 행보에 탄력이 붙을지도 관심사다.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서 이 지사는 15.3%를 차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29.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지사보다 1.8%포인트 낮은 13.5%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설문은 16일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조사한 것으로 다음 설문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최근 언론에 많이 조명되고 인지도를 높인 것만으로도 충분한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음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의원과 이 지사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관/이동훈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