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군사태세 일상적 검토"

감축 옵션 보도에 가부 즉답안해…'해외미군 재배치 항상 검토' 원론적 답변

미국 국방부가 18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 옵션' 외신 보도와 관련해 즉답을 피한 채 미군 재배치 문제는 일상적으로 검토하는 일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가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해 주한미군이 감축 재배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과 미국이 한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용으로 감축 카드를 꺼낼 가능성 등이 거론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WSJ 보도를 확인해 달라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언론의 추측에 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 군사 태세를 일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우리의 군대는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옵션 보도에 관해 가부간 분명한 답변 대신 미군 재배치 문제가 항상 검토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답한 것이다.

보기에 따라 주한미군 재배치도 검토 대상이라는 말로 비칠 수 있다.

이는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국가국방전략'(NDS)의 역점 과제 중 하나로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노력을 소개하면서 "각각의 전투사령부가 작전 공간을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 임무와 태세를 통합하고 축소하는 백지상태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은 2018년 1월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초점을 맞춘 NDS 보고서를 마련했으며, 특히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포함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문제를 검토해온 것이 사실이다.

에스퍼 장관은 구체적으로 아프리카사령부, 남부사령부, 유럽사령부 등에서 검토와 조정이 일어나는 등 진행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고, 앞으로 몇 달 내에 인도·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수송사령부와도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속한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수개월 내에 재배치 문제가 본격 검토되고 지역별로 미군 보강이나 신규 배치, 감축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 분담에 관해 분명하고 일관된 입장을 취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동맹국들이 미국에 무임승차해선 안된다며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고 자국의 국방비 지출도 늘려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미국은 한국에도 현재보다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달러의 방위비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