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9일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나온 쟁점은 이 후보자의 아들 관련 의혹이 대부분이다.
아들의 군 면제 과정이 적절했는지, 스위스 유학 비용 마련과 선발 과정에 '부모찬스'는 없었는지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이중 상당 부분은 이 후보자가 적극 해명했다.
북한이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지목한 한미워킹그룹이나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건 등 대북정책 이슈도 인사청문회 당일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아들 호화 유학·군 면제 논란…'정공법'으로 적극 해명
가장 먼저 제기된 문제는 이 후보자 아들의 스위스 유학 관련이다.
아들은 2013년 파주의 디자인 교육기관인 타이포그래피배곳(파티)에 입학했고, 이후 파티와 학사·석사과정 편입 협약을 맺은 스위스 바젤의 북서 스위스 응용 과학예술대학에서 학사 과정으로 1년간 공부했다.
일각에서는 스위스의 높은 물가를 감안할 때 '호화 유학'이 될 수밖에 없고, 특히 파티 이사진에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이 후보자의 부인이 포함돼 유학 선발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이 후보자는 학비와 체류비를 차례로 공개했다.
이 후보자 측 해명에 따르면 아들의 스위스 체류 기간은 2017년 8월∼2018년 10월까지 약 14개월이다.
학위교환협약에 따라 1년간 학교에 다녔으며 학비는 총 1만220스위스프랑이 들었다.
이는 당시 한화로 약 1천200만원 수준이다.
체류비로는 총 3천62만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집세 약 50만원, 생활비 170여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스위스 물가를 고려할 때 집세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는 학교 친구와 '룸쉐어'(공간 일부 임대) 방식으로 빌려 거주했다고 해명했다.
부인이 파티 이사진에 포함돼 유학 선발 과정상 '부모찬스'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해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파티 측은 이 후보자 아내가 이사로 합류한 시점이 아들의 졸업시점(2017년 2월) 이후인 2017년 4월이며, 학생 선발도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의 독자적 선발 절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부모 찬스'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아들 관련 의혹은 군 면제 판정 부분이다.
아들은 2014년 4월 신체검사에서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해 병무청으로부터 군 면제에 해당하는 5급 전시근로역(면제) 판정을 받았고, 2016년 재검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일각에선 아들이 군 면제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고카트를 타거나 장시간 선 채로 디제잉을 하는 모습 등이 찍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들을 근거로 병역 면제 과정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후보자 측은 아들이 현역 입대를 희망해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의 중증도가 호전되지 않아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특히 아들이 2016년 3월 17일 병무청에 병역복무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현역을 희망하나 안 되면 사회복무라도'라는 글귀를 자필로 쓴 대목까지 공개하며 진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한미워킹그룹'·'연락사무소 폭파' 등…휘발성 큰 정책이슈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는 대북정책 이슈를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어떻게 돌파해나갈지도 주목된다.
우선 예상되는 쟁점 중 하나는 한미워킹그룹이다.
북한은 한미워킹그룹을 남측의 '한미동맹 우선정책' 상징이자 남북관계 걸림돌로 꼽고 있다.
여권에서도 한미워킹그룹 해체론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에 대해 후보자는 지난 6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워킹그룹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스스로 판단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창조적인 접근'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달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데 대한 대응방안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후보자는 원내대표 시절부터 남북·북미 간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북한의 행동에는 단호한 입장을 취해온 만큼, 배상 청구 등 북한에 '응분의 책임'을 물을 구체적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밖에 대북전단 살포 규제나 2018년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추진, 사문화된 북한인권법 시행 등도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는 '먹는 것, 아픈 것, 보고 싶은 것' 세 가지는 정치적인 것과 구분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후보자가 식량 문제와 보건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분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