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달 말 부동산 공급대책을 발표하되, 논란이 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는 포함하지 않기로 19일 의견을 모았다.

당·정·청은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처럼 결론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은 이달 말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되 딴소리가 나오지 않게 한목소리로 발표하기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부처 간 의견 조율을 토대로 부정적 견해를 밝힌 만큼 더 이상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들은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밝혀 혼란을 일으켰다. 청와대가 “당정 간 의견이 정리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날 낮까지도 그린벨트 ‘해제론’과 ‘신중론’이 맞섰다.

정 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당정이 검토 중인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대해 “그린벨트는 한 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 된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일관되게 그린벨트 해제 반대 뜻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면 국토교통부 장관 직권 해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하는 그린벨트 해제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린벨트 해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주와의 갈등, 보상 문제 등에 대해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직권 해제에 대해 “법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토부 정책과 연관성이 작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반대 의견을 내놨다. 추 장관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 '그린벨트 해제' 관련 발언

“필요하다면 그린벨트에 대한 문제도 같이 점검이 이뤄질 수 있다.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4일)

“현재까지 그린벨트 해제 검토한 바 없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0일)

“당정 간 의견 정리했다. 모든 정책 수단을 메뉴판 위에 올려놨다.”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17일)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선 안 된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18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 된다.”
- 정세균 국무총리 (19일)

최진석/강영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