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대선 출마와 관련한 첫 유세에 나섰다.

카니예 웨스트는 19일(현지시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수백 명의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낙태 등 주요 사회적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의 첫 공개 행사였다.

이날 카니예 웨스트는 방탄조끼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나도 딸을 가졌을 때 낙태를 고민했었다"며 아내인 킴 카다시안과 어머니 역시 유산과 낙태를 할 뻔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낙태는 합법적이어야 하지만, 이를 막으려면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출산하는 모든 사람에게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유세 도중 모친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간 카니예 웨스트는 대표적인 '친 트럼프' 연예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개적인 지지를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카니예 웨스트를 백악관 오찬 행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 방식을 비난하며 지지를 철회했다.


카니예 웨스트는 최근 몇 년간 정치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출마를 두고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이지'를 론칭해 큰 돈을 번 카니예 웨스트가 마케팅 목적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그가 자신이 창당하는 당(Party)의 이름을 '생일파티(Birthday party)'로 짓겠다고 밝혀 대선을 장난으로 여긴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대선 출마를 거듭 번복했던 것도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있다. 앞서 카니예 웨스트는 지난 4일 SNS를 통해 "이제 신을 믿고 우리의 비전을 통일해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15일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그러다 다시금 선거 유세 활동에 나선 상황이다.

한편, 카니예 웨스트는 제이지에 이어 두 번째로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에 오른 미국 힙합 스타다. 지난 4월 포브스는 "카니예 웨스트의 재산이 1억3천만 달러(약 1천600억 원)로 집계돼 1억달러 이상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카니예 웨스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이지'로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지'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협업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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