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신뢰도 치명타…대화 녹취 입수 과정 밝혀야"

한동훈-기자 녹취록 후폭풍…KBS 노조들도 비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수감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KBS 내부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앞서 KBS는 지난 18일 해당 녹취록에 두 사람이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담겼다고 보도했지만, 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보도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성명서를 내고 "해당 대화 녹취는 누구로부터 입수했고, 전문을 구한 것인가.

직접 취재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조차도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취재진이 입수했다는 스모킹건, '대화 녹취'의 정체에 대해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BS 보도본부가 오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대화 녹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없다"며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는 검언유착에 대해 상대방의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객관적 증거라며 보도했는데 이것이 통째로 허위로 드러나면 KBS 신뢰도 자체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비대위는 양승동 사장과 김종명 보도본부장에게 대화 녹취와 취재 과정을 전면적으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보수 성향의 KBS 공영노동조합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사건의 당사자 2명도 부인하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도 사실관계를 부인한다.

KBS는 아무 데도 우군이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누군가 던져주면 옳거니 하고 받아 쓰는 게 KBS 보도본부의 취재행태인가"라며 "KBS 보도본부는 소설을 쓴 것인가, 정권의 프로파간다 스피커로 전락한 것인가.

회사 차원에서 진상을 파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검사장은 전날 이번 보도와 관련, KBS 보도 관계자와 허위 수사정보를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해당 기사를 유포한 사람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이에 KBS는 보도 하루 만인 전날 9시 뉴스에서 "다양한 취재를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지만,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며 사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