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이상을 측정할 수 있는 3차원(3D) 라이다(Lidar)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를 상대로 테스트 진행과 함께 영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기종 정상라이다 대표(사진)는 20일 대전 KAIST 문지캠퍼스에서 “현재 자동차 크루즈 기능에 사용되는 방식은 레이다(Radar)로 금속물체만 감지하고 측정 길이도 짧지만 3D 라이다는 측정 길이도 레이다보다 세 배 이상 길고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라이다는 201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투자로 대덕특구 연구소기업으로 출발했다. 라이다 개발 전문회사다. 자율주행자동차와 중·장거리 군사·보안용 3D 라이다, 산업용 안전장치 등에 들어가는 2D 라이다 및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라이다는 빛(레이저)을 목표물에 비추고 돌아오는 빛을 분석해 사물까지의 거리, 방향, 속도, 온도, 물질 분포 및 농도 특성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기파를 쏘는 레이다와 구별된다. 정상라이다는 라이다 관련 11건의 특허를 받았고, 3건은 출원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독일 시크사, 일본 호쿠요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2D 라이다 유럽산업안전인증(CE) 하이레벨(Hi Level)을 받았다. 이 기술력으로 올해 상반기 경북의 한 모노레일 운영업체에 2D 라이다 30대를 납품했다. 모노레일은 레일이 꺾일 때 속도가 줄면서 앞 차 등과 충돌사고가 날 우려가 있다. 정상라이다가 납품한 2D 라이다는 20~30m 앞 물체를 미리 감지해 충돌을 막아준다. 이 회사는 모노레일 업체 외 독거노인 감지시스템을 개발 중인 정부출연연구원에도 제품을 시범 납품했다. 연구원은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된 만큼 폐쇄회로TV(CCTV) 대신 정상라이다 제품을 사용해 시범 테스트 중이다. 또 국내 대기업 두 곳에 프레스용, 공장 내 자동 물류 시스템(AGB)용 2D 라이다를 납품하고 대량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

정상라이다는 3D 라이다 장치를 소형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김 대표는 “라이다에 들어가는 모터를 전자기파로 움직이는 멤스(Mems) 장치로 대체한 국방용 제품을 개발 중인데 이를 적용하면 부피와 무게가 크게 줄어든다”며 “5년 이내 글로벌 2D·3D 라이다 하드웨어 전문업체로 성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