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찾아 간부들을 질책하고 지휘부를 교체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물자 공급이 어려워지고, 민심 이반이 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이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찾아 마구잡이식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주민들의 부담을 늘린 데 대해 엄하게 질책하면서 지휘부 교체를 지시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번 김정은의 현장 지도에는 박봉주·박태성 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등이 동행했다.

평양종합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김정은이 최우선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한 시설이다. 김정은은 올해 계획했던 많은 건설사업을 뒤로 미루고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공언했었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이번 행보를 두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등으로 병원 건설에 쓰일 자재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속 공사현장은 완공 기일이 석 달도 남지 않았음에도 건물 일부의 층수가 다 올라가지 않았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