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가총액 5000조 돌파…문재인 정부 들어 26% 뛰어
지난해 국내 주택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5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 26% 넘게 올랐다. 실물경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국민 대차대조표'를 보면 국내 주택(주택 및 부속 토지 포함) 시세의 합계인 주택 명목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5056조792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전년 말에 비해 7.4%(347조1806억원) 늘었다.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0.4%)이 통계를 작성한 1965년 후 가장 낮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독 집값 상승세가 높았다.

지난해 주택 시가총액 증가율은 2017년(7.7%) 2018년(9.2%)보다는 낮았지만 2009~2010년 연 평균(5.8%)을 웃돌았다. 명목 경제성장률(1.1%)에 비해서는 7배가량 높았다. 주택 시가총액 상승률은 부동산 경기가 지지부진했던 2012~2013년 2%대에 그쳤다. 하지만 2014~2017년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난 데다 시장 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연 평균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집값 오름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려가는 등의 영향으로 올해 부동산 가격이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3억7038만원으로 지난해 말(3억5028만원)에 비해 이미 5.7% 뛰었다.

주택 시가총액을 각 정권별로 비교해 볼 때 문재인 정부의 가격 오름세가 눈에 띄게 컸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말과 비교해 26.2% 올랐다. 김대중 정부의 경우 집권 시점 동안 36.2% 올랐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91.2%, 이명박 정부는 29.6%, 박근혜 정부는 22.2%였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이제 막 반환점을 넘어선 것을 고려할 경우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 집값 상승률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값 등이 뛰면서 우리나라 국민순자산도 늘었다.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1경6621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6.8%(1057조7000억원)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순자산은 8.7배로 1년전(8.2배)보다 상승했다.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순자산은 930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구당 순자산은 4억6286만원으로 전년 대비 5.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