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의 승리…마시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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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부캐릭터 만든 빙그레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14만 명 넘어 업계 최다
부캐 인기에 투게더리고리경 등 제 2,3의 캐릭터
"내달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로 음료 출시"
6년 전 출범한 '오로나민C볼단' 팬클럽
500명 모집하는 '콘텐츠 콘테스트'에 1만 5000명 참여
20대와 30대 직원들에게 모두 맡기고
대형 기획사 아닌 '부티크 기획사'와 협업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14만 명 넘어 업계 최다
부캐 인기에 투게더리고리경 등 제 2,3의 캐릭터
"내달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로 음료 출시"
6년 전 출범한 '오로나민C볼단' 팬클럽
500명 모집하는 '콘텐츠 콘테스트'에 1만 5000명 참여
20대와 30대 직원들에게 모두 맡기고
대형 기획사 아닌 '부티크 기획사'와 협업
#. 오로나민C는 2015년 동아오츠카가 출시한 비타민 음료다. 오로나민C는 식품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팬클럽’이 있다. 오로나민C 방송 광고의 후렴구를 따라하며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오로나민C볼단’. 500명을 모집하는 ‘2020 오로나민C볼단 6기 선발대회’에는 1만5000명 이상이 몰렸다. 개성 넘치는 사진과 영상을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SNS계정에 '생기발랄한 장면'을 업로드하는 미션에 올라온 콘텐츠는 1만8000개.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650만, 댓글은 10만 개가 달렸다. 6월 2일부터 7월 6일까지 한달 간 이룬 성과다. 오로나민C는 출시 5년 만에 연간 370억원어치가 팔린다.
#. 지난 2월 말 빙그레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순정만화 속 왕자님 캐릭터가 등장했다. 다짜고짜 '안녕?' 이라는 말과 함께. 그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이름으로 '빙그레왕국'을 지키는 왕자다. SNS의 화자이자 빙그레의 '부캐(부캐릭터)'가 됐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 수는 9만 명에서 5개월 만에 14만 명으로 55% 급증했다. 식품업계 공식 SNS계정 중 팔로어 수 1위다. 빙그레는 내달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를 활용한 신제품 음료도 내놓기로 했다. 10대에서 30대 중반까지를 아우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한 소비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어디로 튈 지 모르고 취향과 개성도 다양한 MZ세대. 동아오츠카와 빙그레는 이 분야에서 다른 기업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마케팅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두 회사는 5~6년 전부터 디지털 마케팅 전담팀을 꾸리고 SNS 소통에 공들였다. 체험 마케팅과 엉뚱한 협업에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 결과 MZ세대들이 자발적으로 열광하는 '팬덤'이 형성됐다.
메로나X휠라코리아가 2017년 만든 운동화와 슬리퍼, 모자 등 패션 아이템은 초도 물량 6000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정체됐던 제과와 빙과 시장에서 빙그레는 협업의 힘을 일찌감치 확인했다. 메로나는 자체 굿즈로 수세미와 칫솔, 메로나 케이크 등으로 무한 변신했다. 비비빅 캔디바 등 아이스크림도 이랜드 스파오, 슈펜 등과 협업해 목표치의 120%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한계를 또 한번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자체 굿즈 제작에 나섰다. 꽃게랑 과자를 명품 패션 브랜드처럼 만든 '꼬뜨 게랑'을 이달 가수 지코와 함께 내놨다. 마스크와 가방, 티셔츠 등은 출시 하루 만에 1000여 개가 다 팔렸다. 자체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도 인스타그램에서 빙그레의 목소리를 대표할 가상의 화자가 필요해 만들어졌다.
빙그레우스의 인기로 다른 제품들도 의인화한 부캐가 만들어졌다. '투게더리고리경(투게더)', '옹떼 메로나 브루쟝(메로나)' 등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기업의 SNS는 통상 연간 콘텐츠를 올리는 주기나 비용 등에 관한 스케줄을 짜는 것에 그친다"면서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미디어전략팀이 확고한 운영 컨셉을 정립해 소통하는 것으로 전략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볼단'도 매년 참가자가 늘고 있다. 2015년 1기와 2기를 합쳐 120명이 시작했지만 다음 해 3기와 4기에 1500명이 지원했다. 5기에는 370명이 참여했고, 올해 1기에는 1만 5000명이 구름처럼 몰렸다.
김아련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볼단 담당자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MZ세대에게 익숙한 플랫폼 참여로 무기력해지는 '집콕 생활'의 활력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가 어버이날 올린 게시물에는 부모님께 가장 아끼는 것을 선물한다며 '요플레 뚜껑' '뽕따 아이스크림 꼭지' '슈퍼콘 아이스크림의 마지막 남은 부분' 등을 담아 선물세트를 만든다. 다음 장면에선 머리를 박고 엎드린 자세로 벌을 받고 있다. 오로나민C 역시 초기 광고모델이던 전현무 씨가 반복되는 노래에 맞춰 웃긴 춤을 추는 것을 온라인에서 MZ세대들이 확대재생산 하면서 유행이 됐다.
빙그레와 동아오츠카는 20~30대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모두 줬다. 동아오츠카는 2014년 디지털 마케팅 파트를 신설해 20대 직원 2명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10여 명이 일하는 조직으로 성장했고 평균연령은 31.3세다. 빙그레도 20대 직원이 대부분인 마케팅 뉴카테고리팀(NC팀) 등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광고와 마케팅을 대형 기획사가 아닌 부티크 기획사에 맡긴 것도 파격적이다. 빙그레는 꼬뜨게랑과 빙그레우스를 각각 '일그램'과 '스튜디오좋' 등 디지털 언어에 강한 젊은 기업들과 협업했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마케팅 파일롯 프로그램을 작게 작게 여러 개 만들어 실험하고,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MZ세대에게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다가갈 수 있다"며 "'펀 마케팅'요소가 더해져 성공적인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 빙그레는 올 1분기 매출 성장률이 제과업계와 유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9.5%였다.
오로나민C는 박카스와 비타500등 전통의 강자들과 경쟁하는 비타민 드링크 시장에서 점유율이 30%를 넘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지난 2월 말 빙그레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순정만화 속 왕자님 캐릭터가 등장했다. 다짜고짜 '안녕?' 이라는 말과 함께. 그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이름으로 '빙그레왕국'을 지키는 왕자다. SNS의 화자이자 빙그레의 '부캐(부캐릭터)'가 됐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 수는 9만 명에서 5개월 만에 14만 명으로 55% 급증했다. 식품업계 공식 SNS계정 중 팔로어 수 1위다. 빙그레는 내달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를 활용한 신제품 음료도 내놓기로 했다. 10대에서 30대 중반까지를 아우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한 소비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어디로 튈 지 모르고 취향과 개성도 다양한 MZ세대. 동아오츠카와 빙그레는 이 분야에서 다른 기업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마케팅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두 회사는 5~6년 전부터 디지털 마케팅 전담팀을 꾸리고 SNS 소통에 공들였다. 체험 마케팅과 엉뚱한 협업에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 결과 MZ세대들이 자발적으로 열광하는 '팬덤'이 형성됐다.
‘팬덤’은 마라톤…5년간 장기투자
빙그레와 동아오츠카의 팬덤은 1~2년 만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빙그레는 2016년 CJ올리브영과 만든 바나나맛우유 바디워시와 바디크림으로 화제를 모았다. 초도물량 2만 개가 10일 만에 완판됐고, 추가 주문 30만개도 다 팔렸다. 1년 뒤엔 시즌2 제품도 나왔다.메로나X휠라코리아가 2017년 만든 운동화와 슬리퍼, 모자 등 패션 아이템은 초도 물량 6000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정체됐던 제과와 빙과 시장에서 빙그레는 협업의 힘을 일찌감치 확인했다. 메로나는 자체 굿즈로 수세미와 칫솔, 메로나 케이크 등으로 무한 변신했다. 비비빅 캔디바 등 아이스크림도 이랜드 스파오, 슈펜 등과 협업해 목표치의 120%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한계를 또 한번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자체 굿즈 제작에 나섰다. 꽃게랑 과자를 명품 패션 브랜드처럼 만든 '꼬뜨 게랑'을 이달 가수 지코와 함께 내놨다. 마스크와 가방, 티셔츠 등은 출시 하루 만에 1000여 개가 다 팔렸다. 자체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도 인스타그램에서 빙그레의 목소리를 대표할 가상의 화자가 필요해 만들어졌다.
빙그레우스의 인기로 다른 제품들도 의인화한 부캐가 만들어졌다. '투게더리고리경(투게더)', '옹떼 메로나 브루쟝(메로나)' 등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기업의 SNS는 통상 연간 콘텐츠를 올리는 주기나 비용 등에 관한 스케줄을 짜는 것에 그친다"면서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미디어전략팀이 확고한 운영 컨셉을 정립해 소통하는 것으로 전략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볼단'도 매년 참가자가 늘고 있다. 2015년 1기와 2기를 합쳐 120명이 시작했지만 다음 해 3기와 4기에 1500명이 지원했다. 5기에는 370명이 참여했고, 올해 1기에는 1만 5000명이 구름처럼 몰렸다.
김아련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볼단 담당자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MZ세대에게 익숙한 플랫폼 참여로 무기력해지는 '집콕 생활'의 활력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20대의 언어, 20대에게 맡겼다
MZ세대에게 화제를 모은 두 회사의 SNS마케팅은 기성세대에겐 다소 낯설고 황당하다. 그래서 B급 마케팅으로도 불린다.예를 들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가 어버이날 올린 게시물에는 부모님께 가장 아끼는 것을 선물한다며 '요플레 뚜껑' '뽕따 아이스크림 꼭지' '슈퍼콘 아이스크림의 마지막 남은 부분' 등을 담아 선물세트를 만든다. 다음 장면에선 머리를 박고 엎드린 자세로 벌을 받고 있다. 오로나민C 역시 초기 광고모델이던 전현무 씨가 반복되는 노래에 맞춰 웃긴 춤을 추는 것을 온라인에서 MZ세대들이 확대재생산 하면서 유행이 됐다.
빙그레와 동아오츠카는 20~30대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모두 줬다. 동아오츠카는 2014년 디지털 마케팅 파트를 신설해 20대 직원 2명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10여 명이 일하는 조직으로 성장했고 평균연령은 31.3세다. 빙그레도 20대 직원이 대부분인 마케팅 뉴카테고리팀(NC팀) 등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광고와 마케팅을 대형 기획사가 아닌 부티크 기획사에 맡긴 것도 파격적이다. 빙그레는 꼬뜨게랑과 빙그레우스를 각각 '일그램'과 '스튜디오좋' 등 디지털 언어에 강한 젊은 기업들과 협업했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마케팅 파일롯 프로그램을 작게 작게 여러 개 만들어 실험하고,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MZ세대에게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다가갈 수 있다"며 "'펀 마케팅'요소가 더해져 성공적인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 빙그레는 올 1분기 매출 성장률이 제과업계와 유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9.5%였다.
오로나민C는 박카스와 비타500등 전통의 강자들과 경쟁하는 비타민 드링크 시장에서 점유율이 30%를 넘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