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쏠림투자 부작용도…공모펀드가 대안"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의 직접투자는 자본시장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특정 종목으로 쏠림 투자나 고위험 투자 등의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는 만큼 공모펀드를 살려 투자자들에게 대안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선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며 “그 균형추가 될 수 있는 게 공모펀드”라고 강조했다. 직접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화끈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공모펀드는 다양한 주식과 자산에 분산투자하면서 조금씩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아가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업계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익을 돌려주지 못했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운용업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다만 그는 투자자들의 오해도 많다고 했다. 예컨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장세에 갇혀 있다 보니 펀드 수익률이 저조해 보이지만, 펀드 투자 및 환매 시점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해외 투자 펀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펀드가 출시되면서 직접 투자하기 힘든 부분은 펀드로 보완할 수 있는 여지도 커졌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펀드로 장기 투자할 때 큰 폭의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금융 세제 선진화’ 방안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원안이 확정된다면 직접투자보다 현저히 불리하고 불평등한 세 부담으로 주식형 공모펀드가 고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소득세 공제 혜택이 국내 주식에만 있고 주식형 펀드에는 없기 때문이다.

나 회장은 “노후 대비와 목돈 마련을 위한 간접투자에 대해선 확실한 인센티브를 줘 장기 투자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금융당국과 협의해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부분을 개선하고 펀드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공모펀드 활성화와 함께 지난 20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된 법안들의 재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도입이 대표적이다. 원금 보장형 상품에 들어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주식형 펀드 등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공모펀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